'어떤 선택을 할까?'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17일에도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대구 동을에 대한 공천 심사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다. 15일 7차 발표 후 이틀의 시간을 그냥 흘려 버렸다. 그래서 공관위 발표에 더욱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공천 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유승민 의원은 선거 운동을 잠정 중단하고 '칩거'에 들어갔다. 행선지도 알려지지 않고 있다. 공관위가 그의 공천 여부를 먼저 발표하게 될지, 아니면 유 의원이 그보다 앞서 자신의 거취를 표명할지 3, 4일 안에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나겠지만 현재로서는 모든 것이 다 안갯속이다.
정치권에선 장고(長考)에 들어간 유 의원이 어떤 결정을 할지를 두고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 상황 설정은 몇 개로 나뉜다. 우선 공관위가 '당 정체성 위배'를 이유로 최종 공천 탈락을 확정할 경우, 아니면 공천 배제의 파장을 고려해 경선을 붙이는 경우다. 이는 공관위의 선택에 달렸다. 유 의원이 가진 카드도 있다. 공관위 발표에 앞서 자신의 거취를 표명하는 것이다.
공천 탈락의 경우, 유 의원은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통해 유권자의 심판을 받겠다고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 유 의원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초'재선 측근 그룹이 거의 컷오프(공천 배제) 당한 상황에서 유 의원마저 공천을 받지 못할 경우 박근혜 대통령에 맞선 데 대한 정치 보복이라는 명분을 앞세울 수 있다. 다만, 이 선택엔 대구라는 특수성이 문제다. 박근혜 대통령 지지가 절대적인 대구에서 '배신의 정치'로 낙인 찍힌 유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했을 때 유권자들의 선택이 문제다. 유 의원은 그동안 "지역구를 떠나지 않겠다"고 여러 번 강조한 바 있다. 정치권에선 대체로 "유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더라도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컷오프된 유 의원 측근들은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거나 고려 중이다. 구심점이 생긴다면 연대 가능성도 열려 있는 셈이다.
또 하나의 설정은 뒤늦게 공관위가 경선이나 공천을 준다고 해도 이를 거부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수족이 잘린 마당에 혼자만 살아남을 경우 큰일을 도모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많다. 앞선 지난 19대(2012년) 총선에서 친이계 좌장이었던 이재오 의원이 홀로 남고 친이계가 거의 탈락하자 이 의원은 절름발이 신세를 면하지 못했다는 점에서다. 그래서 공천을 받더라도 불출마를 선언하고 당에 남아 훗날을 기약할 것이라는 추측이다. 원내대표 사퇴와 이번 공천 파문으로 유 의원은 전국적 지명도를 크게 높여 놨다.
공관위 발표보다 앞서 유 의원이 먼저 거취를 표명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공관위에 의한 게 아니라 스스로 용퇴했다는 데 방점이 찍힌다.
공관위가 유 의원에 대한 공천 논란으로 수도권 민심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공천을 주고, 유 의원이 이를 받아들일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비록 측근 그룹은 밀려났지만 원외로 남을 경우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기가 더욱 어렵기 때문에 당내에 남아 와신상담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유 의원 측 관계자는 "어떤 것도 결정된 게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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