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대한 백인 남성층의 '반감'이 민주당 선거 전략가들의 고민거리로 떠올랐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전했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미니 슈퍼화요일'인 지난 15일 플로리다 등 5개 주(州)경선에서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누르고 완승했지만, 백인 남성층의 표 대결에서는 모두 패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주리,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 등 3개 주에서는 백인 남성층에서 두 자릿수 격차로 밀렸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대결했던 2008년 대선후보 경선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이들 3개 주에서 두자릿수 격차로 이겼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반전'이다.
사실 2008년 경선 때에도 백인 남성층이 힐러리를 압도적으로 지지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당시에는 상대 후보가 흑인인 오바마 대통령이었기 때문에 백인 남성층의 표를 얻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백인 남성이 8년 전보다 더욱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등을 돌린 것에 대해서는 우선 그가 흑인, 히스패닉 유권자에 집중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오하이오 영스타운의 한 60대 백인 남성은 "힐러리는 요즘 소수 인종에게만 얘기하고 백인에게는 얘기할 마음이 없는 것 같은데 그것은 실수"라고 말했다.
이 남성은 오히려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를 위해 투표하겠다면서 "트럼프에 열린 마음을 가진 남성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백인 남성 사이에서도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에게 마음을 '뺏긴' 남성이 다수라는 해석이 가능해지는 대목이다.
NYT는 언론에 등장한 민주당 지지 백인 남성들의 발언을 토대로 이들이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염려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중에는 "힐러리는 부자이고 월스트리트와 가까워 경제개혁 공약을 신뢰하지 못하겠다", "국무장관 시절에 개인 이메일을 사용한 것은 그녀가 뭔가 감출 게 있었다는 뜻"이라는 발언도 있다.
어떤 남성은 '여성 대통령'에 거부감을 보였다.
그러나 대다수는 '힐러리는 우리 같은 사람에게는 신경 쓸 것 같지 않다'는데 생각이 일치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민주당은 1988년 이후 대선 때마다 백인 남성층에서 35∼40%의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1984년 월터 먼데일 민주당 후보는 32%, 앞서 1972년 조지 맥거번 후보는 31%의 저조한 백인남성 득표율을 기록했다.
당내에서는 클린턴 전 장관이 백인 남성표를 흡수하려는 전략을 가동하지 않으면 이런 지지율 하락이 또 한번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과거 '클린턴 행정부'에서 에너지장관을 지냈던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는 클린턴 전 장관이 이를 위해 일자리 창출을 포함한 경제 이슈에 좀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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