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불쌍한 사람들)은 지금까지 30여 차례나 영화화될 정도로 유명한 소설이다. 그런데도 이 책을 완독한 사람은 거의 없다. 우리가 읽은 것은 축약본이나 각색본이다. 원본에는 장 발장에 대한 얘기가 3분의 1에 지나지 않고, 나머지는 당시의 풍습과 문화, 다양한 이슈에 대한 작가 개인의 견해가 쓰여 있다. 이 책이 폭발적인 인기를 끈 이유는 여담을 걷어낸 핵심 줄거리가 워낙 흥미진진하고 박진감이 넘치기 때문이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 가운데 하나가 주인공 장 발장이 밀리에르 주교의 은그릇을 훔쳐 달아난 사건이다. 초교 6학년 읽기 교과서에도 나오는 이 장면은 이 소설의 백미로 평가될 만큼 감동적이고 극적이다. "내가 준 촛대는 왜 가져가지 않았느냐?"는 말 한마디로 한 인간을 변화시키고 사회를 더 따뜻하게 만든 밀리에르 주교의 모델이 실제로 있었다. 가난한 이들에게 사랑을 베푼 것으로 유명한 프랑스 남동부 디뉴 교구의 비앵브뉘 드 미올리(1753~1843) 주교다.
장 발장은 은혜를 원수로 갚는 배은망덕한 인간이 될 뻔했지만, 주교의 큰 사랑에 감화돼 성인 같은 삶을 완성한다. 우리 사회에는 젊은 날의 장 발장처럼 은혜를 원수로 갚는 이들이 적지 않다. 큰 도움을 받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오히려 뒤통수를 치거나 상대를 해치는 사건이 곳곳에서 벌어진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새누리당이 아닐까 싶다. 지난 총선에서 대구 12석을 석권하게 해줬더니, 이번에는 지역 유권자의 의중은 아랑곳하지 않고 멋대로 공천을 했다. 진박(眞朴) 후보라는 이유로 선두보다 지지율이 20%포인트 가까이 뒤지는 후보에게 단수 공천을 하고, 지지율 순위 3, 4위에 머물던 후보에게도 이런저런 꼼수를 동원해 공천을 줬다.
여성, 장애인·청년 공천도 중요하긴 하지만, 대구에 두 자리나 할당한 것은 '이미 선거는 해보나 마나'라고 여기는 것 같다. 유승민 의원에 대해서도 시간만 질질 끌면서 '스스로 결단하라'고 한다. 새누리당의 눈에는 대구 시민의 존재는 아예 없다. 지금껏 대구 사람들이 새누리당에 호의를 베풀었지만, 그 보답은 철저한 무시 내지는 부적절한 대우였다.
일부 시민들은 요즘 여론의 지탄을 받는 이한구 공관위원장이 대구 출신이라는 것도 부끄럽다고 했다. 그가 보여준 독선과 오만이 오히려 대구 민심을 바꿀 자극제가 될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대구 시민은 호구가 절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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