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링을 통한 국제부부가 탄생했다.
19일 의성컬링센터. 지난 16일부터 25일까지 이곳에서 해외 전지훈련을 하는 카자흐스탄 남녀 국가대표팀에는 한국으로 시집오는 나르기스 이사예바(25) 선수가 포함돼 있다. 이사예바는 동료와 함께 수준 높은 아이스 시설을 자랑하는 컬링전용경기장에서 실력을 연마하고 있었다.
경기장 한쪽에서는 그를 물끄러미 지켜보는 사람이 있었다. 그의 남편이 될 김기한(35) 씨다. 김 씨는 의성컬링센터에서 아이스테크니션으로 일하는 경북컬링협회 직원이다. 센터의 빙질을 컬링 경기에 적합하도록 다듬는 게 김 씨의 일이다. 예비 신부가 최적의 훈련을 할 수 있도록 그가 도운 것이다.
오는 6월 25일 대구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둘은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지난해 8월 의성컬링센터에서 처음 만난 지 5개월 만인 올해 1월 양가 부모를 찾아뵙고 결혼을 약속했다는 것. 그 사이 둘은 의성과 카자흐스탄 알마티를 오가며 사랑을 키웠다.
김 씨는 의성으로 전지훈련 온 이사예바에게 첫눈에 반했다고 했다. 그는 "예뻐서 관심 있게 봤다. 친절하게 도와준 게 이사예바의 마음을 산 것 같다"며 "의성에 일찌감치 살림집도 차려 놓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알마티에서는 지난해 아시아태평양컬링선수권대회가 열렸고, 내년 1월에는 2017 동계유니버시아드(U)대회가 열린다"며 "이사예바가 U대회에 출전하는데, 힘껏 뒷바라지해 메달을 따도록 돕겠다"고 했다. 카자흐스탄은 이사예바가 스킵을 맡아 이끄는 여자팀에 메달을 기대하며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들의 결혼은 누가 직접적으로 중매하지 않았지만 경북컬링협회(회장 김경두)와 카자흐스탄컬링협회(사무국장 빅터 김)의 교류로 성사됐다. 김 회장은 2012년 뉴질랜드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대회에서 빅터 김을 만나 알게 됐으며 이후 빅터 김은 수시로 선수단을 이끌고 의성으로 전지훈련을 오고 있다.
빅터 김은 고려인 3세로 성공한 사업가이다. 알마티대학 공대를 나온 그는 카자흐스탄과 미국에서 건설 등 사업으로 크게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집에 2개 면의 컬링경기장을 둘 정도로 컬링 마니아이며 그의 아들과 딸은 컬링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아들 대니얼 김은 카자흐스탄 남자 U대회 대표로 이번 의성 전지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빅터 김은 "카자흐스탄 여자대표팀의 스킵으로 활약하는 올가 텐의 남편도 고려인이다. 카자흐스탄의 컬링을 고려인들이 주도하고 있다"며 "경상북도가 도움을 줘 전지훈련을 자주 올 수 있게 됐다. 경상북도와 카자흐스탄 알마티는 컬링에 그치지 않고 태권도, 복싱, 역도 등 체육 교류를 확대하려고 서로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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