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재하 삼보모터스 회장 "전기차 시대 맞춰 車부품산업 中추격 대비를"

상공의 날 기념 금탑산업훈장 받아…자동변속기판 국내 첫 국산화 성공

지난 16일 금탑산업훈장을 받은 이재하 삼보모터스㈜ 회장은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노사 안정 노력이 현재의 기업을 키웠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금탑산업훈장을 받은 이재하 삼보모터스㈜ 회장은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노사 안정 노력이 현재의 기업을 키웠다고 말했다.

"지방 기업이라도 얼마든지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7일 대구 성서 삼보모터스㈜ 본사에서 만난 이재하 회장은 "상공인 최고 영예인 금탑산업훈장을 받아 영광스럽기 그지없다"며 "지역과 국가산업 발전에 이바지하는 선도기업으로 키우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 회장은 전날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43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모범상공인 부문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그는 "대구는 타지방에 비해 노동력이 풍부하고, 대도시임에도 물가도 싸고, 임금 수준도 안정적이어서 기업을 경영하기 좋은 환경"이라며 지역의 덕을 봤다고도 했다.

이 회장은 삼보모터스의 창업주다. 1977년 대구 3공단에서 삼협산업㈜을 설립, 현재 지역을 대표하는 자동차부품 업체로 키워냈다. 주생산 품목은 자동차에 들어가는 각종 파이프 부품과 오토 트랜스미션의 정밀 프레스 제품이다. 종업원 수만 3천여 명에 이르는 토종 중견기업이다.

삼보모터스는 1994년 국내 최초로 자동차 오토 트랜스미션 플레이트의 국산화에 성공해 수출 교두보를 마련했다. 현재 일본, 북미 수출이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다. 전기차, 자율주행차 같은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에도 적극적이다. 삼보모터스가 지난해 중국 상해자동차에 납품한 전기차용 감속기는 1만 대 분량에 이른다. 이 회장은 "전기차 시대가 예상보다 훨씬 빨리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자동차 산업에서 한눈팔아서는 안 되는 중요한 전환기"라고 했다.

'제조 기업 경영인'이라는 직함과 달리 이 회장의 이력은 다소 이색적이다. 그는 포항 대동고등학교에서 미술교사로 3년간 교편을 잡다가 자동차 부품업과 인연이 닿아 창업했다. 그래선지 그는 우리나라 역사에 상당히 해박하다. 특히 각 가문이나 성씨(姓氏)의 내력, 배출한 인물 얘기를 좋아한다. 가령 봉화 정씨인 정도전이 민본 정치를 주창하고 이성계와 손잡은 배경을 진지하게 설명하는 그의 모습을 보노라면 경영인의 모습을 잠시 잊는다. 이 회장은 "부친으로부터 많이 배웠다. 역사에서 많은 지혜를 얻는다"고 했다.

기업 경영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삼보모터스는 IMF 때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전 직원이 똘똘 뭉쳐 위기를 타개했다. 그 덕분에 2006년 노사화합상(대구시장상)을 받았고, 현재까지 임금무교섭 타결 등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회장은 "노조가 회사 발전에 헌신적이다. 정말 고마울 따름이다"고 했다.

그는 한국 자동차 부품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은 뛰어나지만, 중국의 추격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자동차 부품 수출액은 약 250억달러 규모(2012년 기준)로, 세계 5위 수준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중국의 추격에 대비해 어떻게 비용을 낮출 것인가를 연구해야 할 때입니다. 좋은 품질의 제품을 싸게 만드는 방법을 중국으로부터 배울 때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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