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이후 내가 던지고 나가면 당이 제대로 갈 것 같으냐."
비례대표 명단 파문으로 당무 거부에 들어간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21일 배수진을 치며 출구를 모색 중이다. 수년간 끊었던 담배를 입에 다시 문 김 대표는 비례대표 2번으로 자신을 공천한 것을 두고 역풍이 불자 "욕심 많은 노인네로 만들었다"며 자신을 향한 비판에 대해 불쾌감을 쏟아냈다. 또 그는 자리 욕심이 없음을 재차 언급하며 비대위의 독립성을 강조했지만 더민주는 김 대표 없이 비대위를 열어 비례대표 순번을 2번에서 14번으로 조정하는 등 총선을 코앞에 두고 당내 힘겨루기가 시작됐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로 향하지 않고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한 연구원 사무실로 출근했다. 자신을 최우선 당선권인 비례대표 2번에 배정하며 '셀프 공천' 비난이 쏟아지자 당무 보이콧에 들어간 것이다. 그는 사무실 앞에서 만난 취재진에게 작심한 듯 마음속에 있던 말을 쏟아냈다. "내가 무슨 이거 하고 싶어서 했다고 생각하느냐" "그래서는 당이 될 수가 없다" "나는 여기서 무책임하게 일을 못한다"는 등 자기 밥그릇 챙기기라는 지적에 대해 날카롭게 반응했다. 총선 이후 당을 추스르기 위한 충성심 때문인데 이를 자기 욕심으로 몰아가는 비판이 불쾌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비례대표 2번 공천 이유에 대해 "솔직하게 하면 하는 거고 안 하면 안 하는 거지. 2번 달고 국회의원 하나 12번 달고 국회의원 하나 마찬가지"라고 했고, "저 사람들이 감정적으로 중앙위에서 떠드는 그런 광경을 50년 전에도 본 적이 있다. 그래서는 당이 될 수가 없다"며 반박했다.
김 대표는 외부의 비판에도 꿈쩍하지 않고 있지만 더민주는 이날 김 대표의 비례대표 순번을 2번에서 14번으로 조정했다. 김 대표가 불참한 비대위 회의에서 결정한 것이다. 또 '아들 방산업체 취업' 논란이 제기된 박종헌 전 공군참모총장은 비례대표 후보에서 뺐다. 비례대표 1번인 박경미 교수는 논문 표절 의혹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고 유지하기로 했다. 앞으로 이 수정안을 김 대표가 수용할지, 거부하고 당이 내홍에 휩싸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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