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칼럼-김경해의 마케팅 이야기] 철저한 위기관리 의식으로 선진 대구 만들자

계성고·서강대(영문과 및 언론대학원) 졸업. 전 서강대·중앙대·한양대 겸임교수. 현 한국PR협회 및 한국PR기업협회 회장
계성고·서강대(영문과 및 언론대학원) 졸업. 전 서강대·중앙대·한양대 겸임교수. 현 한국PR협회 및 한국PR기업협회 회장

대구지하철·세월호 등 국내 대형 참사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불명예 안겨

모든 시민의 위기관리 능력 완벽해야

미래자동차·물 산업 육성 계획도 성공

미국 우주개발 초기, 당시 존슨 대통령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을 방문한 일이 있었다.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된 뒤 케네디 대통령이 시작한 우주개발 계획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장시간의 회의 후 존슨 대통령은 휴게실에서 잠시 쉬고 있는 중 자기임무를 수행하고 있던 수위(Janitor) 한 명을 만나 "자네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라고 물었다.

존슨 대통령의 이 같은 가벼운 질문에 수위는 "저는 인간을 달에 보내는 성스러운 미션(Mission)을 수행 중입니다"라고 사명감 넘치는 어조로 대답하였고, 이 답변을 들은 존슨 대통령은 NASA 내부에서 가장 말단이라 할 수 있는 한 명의 수위가 말하는 조직에 대한 일체감(Unity)에 큰 감명을 받았다는 일화가 있다.

NASA는 우주개발 분야 고도의 과학 기술자들뿐만 아니라 한 명의 수위에 이르기까지 모든 종사자들에게 자신이 속해있는 NASA에 대한 자부심과 일체감을 갖도록 해주는 조직이기에 세계를 놀라게 하는 우주개발의 성과가 꾸준히 창출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NASA의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조직이 각종 위기적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우리 국민 모두가 국가와 조직에 일체감을 가질 수 있도록 정부와 지방 차원의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지난해 필자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된 '월드 커뮤니케이션 포럼'(WCF)에 연사로 초청되어 참석한 일이 있었다. 그 행사는 전 세계 유명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커뮤니케이션 전략 방향을 논하는 세계적인 커뮤니케이션 포럼이었다. 당시 필자는 한국형 위기관리에 대해 발표하여 각국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로부터 특별한 관심을 받았다.

그런데 그 포럼에서 일부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이 한국의 공식명칭 ROK(Republic of Korea)를 ROTC(Republic of Total Crisis) 즉, '총체적 위기 공화국'이라고 농담(?) 삼아 부르는 모습을 보고 잠시 착잡한 느낌을 금할 수 없었던 일이 있었다.

천안함 사태 등 안보위기, 세월호 사고, 대구지하철 사고를 비롯한 한국의 각종 대형사고 등이 끊임없이 외신을 통해 바깥 세계에 알려지면서 '위기 커뮤니케이션'을 다루던 세계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에게 한국은 그렇게 보여지고, 그렇게 불릴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다.

세계 상위권의 경제력, 유구한 역사, 한류 열풍 등 대한민국의 긍정적인 이미지들이 최근 잇단 대형사고와 적절치 못한 위기대응 능력 등으로 인해 훼손되고 평가절하돼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대구도 지난 2003년 대구지하철 대형사고로 192명의 희생자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대구는 위기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안전하지 못한 도시라는 오명을 피할 수 없었다.

최근 권영진 대구시장이 대구의 성장 동력으로 물 산업과 미래 자동차 산업 등을 육성하여 선진 대구를 만들겠다고 한 언론 인터뷰에서 다짐한 것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대구는 낙동강-금호강-신천 벨트가 있는 곳으로 물 산업 육성에 있어 지리적인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자동차 부품 산업에 있어서도 관련 산업의 생산 규모가 총 대구 산업 생산 규모 전체의 21%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전통적인 강점을 가지고 있는 산업으로 알려져 있다. 권영진 시장의 이 같은 대구 전략산업 육성계획이 침체된 대구경제가 살아남을 수 있는 하나의 큰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이 같은 계획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대구의 역량이 지속적으로 발휘되기 위해서는 모든 시민의 일체감 속에 각종 예기치 않은 사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위기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위기관리 능력을 완벽하게 키워야 한다. 이런 준비 속에서 권 시장이 제시한 새로운 산업발전 청사진이 더 이상 '디스카운트'되지 않고 대구시민들의 삶이 향상되는 기폭제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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