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2일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를 찾아가 "끝까지 당을 책임져달라"고 부탁했다. 비례대표 공천을 둘러싼 당내 반발로 21일 당무 거부에 들어간 김 대표를 자택까지 찾아가 야권의 총선 승리를 만들어달라고 간곡히 청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에 참석, 비례대표 후보 명부 작성권한을 비상대책위로 일임한 채 자신의 대표직 사퇴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갖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김 대표의 구기동 자택에 찾아가 45분간 회동했다. 창원시청에서 창원 성산선거구 후보 야권 단일화 기자회견에 참석했으나 김 대표가 사퇴를 고민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리자 바로 상경해 김 대표 자택으로 향한 것이다.
문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정말 어려운 시기에 우리 당 비대위를 맡아 우리 당을 살려놓다시피 했다. 이제 마무리를 잘해주셔야 지금까지 했던 일들의 의미가 살아나는 화룡점정을 잘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까지 한 일까지 다 허사가 되는 것 아니냐"며 사퇴를 고민하는 김 대표를 만류했다.
또 김 대표가 사퇴 언급을 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생각을 하고 계셨던 것 같다"고 돌려 말했고, "개인적으로 아무런 욕심 없이 우리 당을 살리는 일만 해왔는데, 마치 노욕인 것처럼 모욕당한다면 이 당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생각을 한 것 같다"고 전했다.
또 김 대표의 비례대표 2번 공천 문제와 관련 "제가 김 대표를 어려운 시기에 모셨고, 정말 우리 당을 되살리는 좋은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그에 걸맞은 대접과 예우를 해야 마땅한 것"이라고 필요성을 인정했다.
김 대표는 당내 거부 하루 만에 22일 오후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에 참석했다. 하지만 참석 전 "내가 그동안 얘기했지만 나 스스로 명예를 지키기 위해 산 사람이다. 그런 식으로 날 욕보게 하는 것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며 앙금이 남아있음을 나타내는 발언을 해 앞으로 총선을 앞두고 더민주가 갈등을 어떻게 봉합할지 관심이 주목된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구기동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례대표 공천 막바지에 대표에 대한 공격이 있었다'는 질문에 "무슨 의도에서 그렇게 했는지는 모르겠는데"라며 최근 상황에 대한 격노한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중앙위의 비례대표 공천 관련 결정에 대해 "중앙위 결정사항은 당헌대로 했다고 하니까, 당헌대로 했으면 그 결과에 대해서 알아서 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 특별한 논평을 할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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