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또 보내면 죽는다""승리하길 바래요""투표권 없는데요"

선거운동 문자에 톡톡 튀는 답문

4'13 총선이 다가오면서 선거운동 문자가 휴대전화를 가득 채우고 있다. 선거 문자를 스팸으로 보고 아예 읽지 않거나, 읽고 무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답장하는 이들도 있다. 본지 취재진은 대구 예비후보 캠프 측을 통해 수신 문자 메시지 리스트를 받아 어떤 내용이 있는지 분석했다.

가장 흔한 유형은 '단순 욕설형'이다. 한 예비후보 캠프가 20일간 한 휴대전화번호 회선으로 받은 문자 답장 건수는 630여 건. 이 중 절반가량이 욕설이었다. 짜증 나니 그만 보내라는 뜻이다. "꺼져 이××야" "작작해 ××" "예~ 꺼지세요ㅎㅎ"는 비교적 점잖은 편이고 지면에 담지 못할 험한 욕도 뒤섞여 있었다. 또 "문자 한 번만 더 하면 고발한다" "스팸 보내는 놈치고 잘 되는 놈 못 봤다"처럼 협박성(?) 문자도 있었다.

한 선거 캠프 관계자는 "선거철에 후보 홍보 문자를 많이 받다 보니 유권자들이 짜증이 나는 건 이해하지만 이런 답이 오면 나한테 하는 욕 같아서 기분이 좋진 않다"고 털어놨다.

'투표권 없음형'도 많았다. 해당 지역구 유권자가 아니니 홍보 문자를 보내지 말라는 것이다. "달서구로 이사 갔어요" "죄송하지만 저는 안성시" "나 진주"라며 다른 지역에 사는 것을 알리는가 하면 "서울 사는 투표권 없는 여고생입니다"라고 미성년자임을 강조하는 문자도 더러 보였다.

또 "고맙습니다. 저는 동구 구민입니다. 압승하십시오" "여기는 서울입니다. 대구와는 전혀 관계없는, 그러나 화이팅입니다"라며 타 지역 유권자의 격려 문자도 눈에 띈다.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다. "××아 안녕?"이라고 반말로 후보 이름을 불러보고, "××× 자리가 어딥니까?"라며 후보가 공약에서 거론한 사업장 위치를 물었다.

모든 답문자가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드물게 응원 답장이 오면 후보는 물론 캠프 관계자도 힘이 난다. 한 예비후보 캠프가 공개한 문자 수신 내역에는 "같은 아파트 살다가 ×××으로 이사한 사람입니다. 승리하시기 바랍니다" "××아파트 주민도 여론 괜찮다. 내 사는 곳 잘해주는데 당연히 좋아하지. 당선되거든 악수 한 번 합시다. 그날을 기대하면서"라는 격려 메시지도 있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