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투유유(85) 교수 소식으로 널리 알려지게 된 중국중의과학원. 이곳은 양방과 한방의 오랜 갈등으로 정체된 우리와 달리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성장해가는 중의학 중심으로 이름 높은데다, 강의하는 명의만 수십 명에 달하고 있다.
그런 중의과학원에서 명강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포항 한의사가 있어 화제다. 구산한의원 금수연(43) 원장은 2003년부터 한방 성형에 관심을 두고 대한한방피부미용학회 등을 통해 꾸준히 내공을 쌓아왔다. 경제가 윤택해질수록 수술 요법보다는 침 등을 통한 한방 성형이 인기를 더해갈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금 원장의 판단은 중국의 한 기자를 통해 실현됐다. 2014년 중의과학원 임상센터에서 한방 성형에 대한 환자들의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을 고려, 관련 분야 강사를 구한다는 소식을 접한 해당 기자는 금 원장에게 수업을 제의했다. 그 길로 중국길에 올라 요즘도 한 달에 1주일을 중의과학원에 머물며 강의를 펼치고 있다. 월~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어지는 강행군 수업이지만 '새로운 분야'라는 점에서 수강생들(중국 한의사'의사)의 반응은 상당하다. 금 원장도 한의학 본토 중국에서 한국의 우수한 한방 지식을 전수한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그 보람이 두려움으로 바뀌고 있어 많은 기록물과 함께 한국에서도 한방 성형의 맥을 이어갈 수 있는 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금 원장은 "배우고 모방하는 데 있어 중국의 속도는 정말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중국은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의 한방 성형을 중의학에서 비롯됐다고 할 것이며, 나아가 많은 환자 수요 역시 그들이 잠식해 나갈 공산이 크다"면서 "중의과학원 수업을 통해 양성한 제자들이 벌써 여러 중국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한방 성형의 권위를 한국이 갖기 위해서는 많은 기록물을 통해 '적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방 성형을 이론적으로 배운 중국 한의사들이 한국으로 와 임상 기회를 갖는 공간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중국의 한방 성형 수요를 끌어오려면 많은 임상 경험을 한국이 갖고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대를 이어가며 한의사를 해야만 넓은 식견과 많은 임상 경험을 갖춘 명의라고 인정받는 중국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금 원장은 "'한국이 한방 성형의 중심'이라는 사실을 알리려고 인터뷰에 응했다"며 "우리가 기록물이나 중국 수요를 끌어올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중국은 한방 성형을 자신들의 고유 시술법이라고 주장하고 나설 게 틀림없다. 지금이라도 우리 고유의 한방 성형을 육성해 관련 분야 종주국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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