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화려한 것이 주목받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때로는 작은 것이 아름다운 미덕이 되기도 한다. 그것이 문화와 예술의 향기로 꽃피우는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
대구 근대 역사를 품고 있는 북성로에 가면 작은 문화공간들이 저마다 자기만의 멋과 색깔로 도란도란 문화의 향기를 퍼뜨리고 있다. 그 가운데 유독 눈길을 사로잡는 곳이 하나 있다. 바로 문화 사랑방 '박물관이야기'다.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한 박물관이야기는 언뜻 카페처럼 보이지만 다양한 콘텐츠를 품고 있다. 이름처럼 재미있는 이야깃거리가 끊이지 않고,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아트갤러리가 있다. 또 배냇저고리와 조각보, 베갯모 등 전통공예품을 전시하는 작은 박물관이 숨어 있다. 특히 1950년대 지어진 2층 목조건물의 옛 느낌은 그대로 살리면서 현대적 감각으로 리모델링해 새로운 건축물로도 각광받고 있다.
대학에서 공예를 전공하고 민화와 섬유미술가로 활동 중인 박물관이야기 고금화 대표는 "삭막한 도심에 문화 예술이 하나둘씩 자리를 잡게 되면서 북성로 일대가 예술인들이 오고 싶어 하는 장소로 탈바꿈했다"며 "박물관이야기가 좋은 사람들이 서로 교류하고,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멋진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물관이야기는 올 한 해 박나미, 손유경, 김영식 초대전에 이어 봄을 향한 도자기 소품전(22~4월 13일), 김진희 초대 사진전(4월 15~30일), 장현주 개인전(5월 2~22일) 등 다양한 전시를 구상하고 있다.
오는 9월 개최되는 대구사진비엔날레 시즌에 맞춰서는 '엄마 어릴 때-사진전'을 기획하고 있다. 날씨가 포근해지면 박물관 입구에서 프리마켓 형식의 금속공예 체험장을 마련, 지역의 예술쟁이들이 신나게 한 판 놀 수 있는 어울림 한마당도 펼칠 예정이다.
고즈넉한 분위기가 좋아 이곳을 자주 찾는다는 이성희(59'대구 달서구 진천동) 씨는 "카페와 박물관, 전시관을 결합한 퓨전 공간이라 차를 마시며 우리 옛 공예품도 구경하고 예술의 향취를 즐길 수 있어서 좋다"며 "그 옛날 사랑방처럼 꾸며놓은 특별한 공간이 있어 친구들과 모임하기에 안성맞춤"이라고 말했다.
아기자기한 공간 배치가 돋보이는 박물관이야기는 여러 작가의 작품과 아트상품을 판매하는 아트숍을 운영한다. 보물찾기를 하듯 구석구석 볼거리, 즐길거리, 재미있는 이야기가 듬뿍 담겨 있다.
스토리가 있는 작고 예쁜 박물관의 모범이 되고, 구심체 역할을 하고 싶어하는 이곳은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으로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방문할 수 있다. 명절을 제외하고 연중무휴며 가까운 곳에 공영주차장(주말 무료)이 있어 주차도 편리하다. 위치는 대구광역시 중구 태평로 28길 16. 문의 053)421-45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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