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종영 선생님의 어린이 글쓰기 교실] 봄 날씨 요리법

미루나무 꼭대기에 조각구름 걸려 있네

솔바람이 몰고 와서 살짝 걸쳐놓고 갔어요

-'흰 구름' 중에서 -

동구 밖 과수원 길 아카시아 꽃이 활짝 폈네

하얀 꽃 이파리 눈송이처럼 날리네

향긋한 꽃냄새가 실바람 타고 솔솔

-'과수원 길' 중에서 -

어린이들이 자주 불렀던 동요이다. 노랫말에 '솔바람' '실바람' 같은 날씨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어떤 바람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이처럼 막연한 표현보다 날씨와 관련된 단어를 사용하면 좋은 문장 쓰기가 수월하다. 실제 예문을 보면서 느낌의 차이를 살펴보자.

-바람이 나무를 흔든다. ……… ㉠

-봄바람이 나뭇잎을 간질인다. ……… ㉡

㉠에서는 바람이 불어 나무가 흔들리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은 바람의 세기, 흔들림까지 느낄 수 있다. 이처럼 날씨를 나타내는 단어를 사용하면 문장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바람의 종류를 나타내는 단어: 골바람, 꽃바람, 높바람, 높새바람, 돌개바람, 된바람, 마파람, 칼바람, 하늬바람

여기서 바람의 한 종류만 찾아보았지만, 날씨와 관련된 순우리말은 종류가 다양하며 개수도 많다.

아이들 글쓰기에 날씨 표현은 아주 흔하게 사용된다. 매일 쓰는 일기만 보더라도 날씨 적는 곳이 있다. 일반적으로 아이들 일기를 살펴보면, 날씨 표현이 아주 단조롭다. 맑음, 흐림, 비, 바람 등, 대부분 이런 식이다. 이런 단조로움에서 벗어나야 좋은 문장을 쓸 수 있다.

쪾목련은 봄이 진짜 좋은가 보다. 잎도 피기 전에 꽃부터 핀다.

쪾살랑살랑 아지랑이가 김처럼 피어오른다.

쪾따스한 햇볕은 햇솜 이불처럼 포근했다.

쪾쌀쌀한 봄바람이 아침저녁으로 옷깃을 여미게 한다.

쪾반갑지 않은 황사가 찾아왔어요. 마스크 꼭 챙기기 바랍니다.

쪾봄을 재촉하는 봄비가 옵니다. 이번 비가 내리고 나면 여기저기서 꽃망울들이 터져 나오겠죠?

이렇게 표현하면 문장에서 봄기운을 느낄 수 있다. 항상 강조하는 말이지만, 살아 있는 문장의 비결은 관찰, 또 관찰이다. 오감(五感)을 통해 사물을 관찰하면 이런 표현을 어렵지 않게 적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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