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이 관광시장개척단을 이끌고 22일부터 26일까지 중국을 방문 중이다. 충칭, 우한, 지난을 찾아 대구경북방문의 해를 홍보하고 유커(游客)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중국인들이 "대구에는 볼만한 게 뭐가 있습니까"라고 물으면 권 시장이 어떤 대답을 할지 궁금하다. 팔공산이나 동화사, 근대골목, 김광석길, 동성로, 스파밸리 등을 얘기하지 않을까 싶다.
중국을 비롯한 외국 관광객들이 대구엔 볼 게 별로 없다는 지적을 많이 한다. 대구 역사를 모르는 외국인에게 근대골목이나 김광석길은 생경할 뿐이다. 외국 관광객들을 압도할 만한 자연이나 랜드마크도 갖추지 못한 실정이다. 이렇다 보니 외국인들에게 대구는 스쳐가는 관광지, 방문조차 않는 도시에 그치고 있다.
'세계 관광의 3대 사기(詐欺)'라는 게 있다. 덴마크 코펜하겐 인어상, 벨기에 브뤼셀 오줌싸개소년상, 독일 라인강변 로렐라이언덕을 두고 하는 말이다. 명성에 비해 가보면 실망을 금치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세 곳은 스토리를 바탕으로 관광객을 그러모으고 있다. 인어상은 안데르센 동화 '인어공주', 오줌싸개소년상은 꼬마가 불길에 오줌을 싸서 도시를 구했다는 이야기가 입혀져 관광 명소가 됐다. 로렐라이언덕은 뱃사람과 요정의 전설, 이것이 바탕이 된 민요 덕분에 유명 관광지가 됐다.
세 관광 명소는 처음부터 있었던 게 아니라 만들어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것이다. 이 같은 측면에서 보면 대구도 세계인들의 관심을 촉발시킬 만한 관광 명소를 만들어봄 직하다.
달성 가창에 있는 대구텍에 가면 세계적 투자자인 워런 버핏의 '손을 잡을 수 있다'. 대구텍 소유주인 버핏이 2007년 방문했을 때 핸드프린팅해 만든 손 모형 작품이다. 대구텍을 방문하는 사람 모두 버핏의 손금이 선명하게 새겨진 손 모형 작품을 만져보며 버핏의 기운을 받으려 한다. 많은 사람이 만지다 보니 새까맣게 손때가 묻었다.
버핏의 손 모형 작품에 대한 사람들의 높은 관심에 착안해 대구에 유명인의 손을 주제로 한 '핸즈(Hands) 테마파크'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세계 유명 인사들의 손을 핸드프린팅해 손 모형 작품들을 제작'전시하고, 그들의 성공 노하우를 알려주는 공간을 만들자는 것이다.
대구와 연고가 있는 유명인이라면 더욱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워런 버핏은 대구텍 소유주인데다 두 번이나 대구를 방문한 바 있어 핸즈 테마파크에 1순위로 '초빙'할 만하다. 대구텍에 있는 조형물을 가져올 수 있지만 미국에 가서 핸드프린팅을 다시 받는 게 좋다. 버핏과 인연이 각별한 김범일 전 시장이 나서면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 인사는 일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다. 손 회장의 조상묘가 대구 동구 도동 향산마을에 있고, 그의 아버지는 동구 입석동이 고향이다. 동구청 직원들은 매년 손 회장의 조상묘를 벌초해오고 있다. 강대식 동구청장이 일본에 가 손 회장을 만나 핸드프린팅을 받아오면 된다.
세 번째 인물은 중국 알리바바 마윈 회장이다. 손정의 회장은 2000년 중국 전자상거래사이트 닷컴 기업인 알리바바에 2천만달러(220억원)를 투자, 14년 만인 2014년 이 회사가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면서 투자가치가 2천500배인 500억달러(60조원)로 치솟았다. 손 회장이 다리를 놓아주면 마윈 회장의 핸드프린팅도 받을 수 있다.
버핏, 손정의, 마윈 3인의 손을 잡을 수 있는 테마파크라면 영'미권, 일본, 중국 관광객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 요즘엔 인물 모형 제작, 전시 기술 수준이 높아 관람객들에게 생생한 감흥을 안겨줄 수 있다. 없는 연고도 만들어 관광자원으로 만드는 게 세계적 추세다. 미래는 꿈꾸는 자의 몫이다. 꿈꾸는 사람만이 미래를 열 수 있다. 꿈을 주기는커녕 있는 꿈마저 앗아가는 어지러운 정치판을 보며, 대구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엉뚱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핸즈 테마파크 아이디어를 제안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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