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유럽의 심장'인 벨기에 브뤼셀의 국제공항과 지하철역에서 동시다발로 펼쳐진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폭탄테러 사망자가 34명으로 집계됐다.
나흘 전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의 마지막 주범 살라 압데슬람을 체포한 벨기에 수사당국은 이번 브뤼셀 테러를 'IS의 보복 공격'으로 보고 파리 테러의 잔당으로 추정되는 용의자들의 추적에 나섰다.
AP 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벨기에 정부는 이날 브뤼셀 자벤템 국제공항과 말베이크 지하철역에서 벌어진 세 건의 폭탄 테러 공격으로 모두 34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했다.
장소별로 각각 몇 명씩 숨졌는지 구체적인 숫자는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벨기에 정부는 말베이크역에서 20명, 공항에서 11명이 각각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230여 명으로 추산되는 부상자 가운데 중상자도 있어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번 테러는 지난해 11월 공연장과 축구장 등 '소프트타깃'을 시간 차 공격한 IS의 파리 테러와 비슷하게 출근길 브뤼셀 시민들이 모이는 대중교통시설을 동시에 타격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IS는 테러 발생 몇 시간 뒤 공식 성명을 내 범행을 자처하면서 "이는 시작에 불과하고, 알라의 허락 아래 결과는 참혹하고 끔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과 이라크 정보당국은 이번 공격이 압데슬람 체포에 따른 IS의 보복 공격이라고 보고 있다.
벨기에 경찰은 공항 CCTV에 찍힌 용의자 3명의 사진을 공개하며 테러리스트 추적에 나섰다.
CCTV 사진에 등장한 용의자 중 2명은 왼쪽 손에 검은 장갑을 끼고 있는데 이는 손에 든 폭발 장치를 숨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자폭한 2명은 벨기에 국적자인 칼리드(27)'브라힘(30) 엘 바크라위 형제로, 벨기에 경찰에 사전에 알려졌던 인물들이라고 벨기에 RTBF 방송은 전했다.
이 가운데 칼리드 엘 바크라위는 지난 15일 프랑스 파리 테러 주범인 압데슬람을 추적하던 벨기에 경찰이 수색 도중 총격전을 벌인 브뤼셀 남부 아파트를 렌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3명 중 자폭범들을 제외하고 흰 점퍼 차림의 1명이 도주한 것으로 보고 이 용의자를 검거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 용의자는 벨기에 수사당국이 파리 테러의 압데슬람 체포 후 공개 수배 중이던 파리 테러의 '폭탄 제조범' 나짐 라크라위(24)라고 벨기에 신문 DH는 전했다.
'수피아네 카얄'이라는 가명으로 알려졌던 라크라위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온상으로 꼽히는 몰렌베이크와 인접한 스하르베이크 출신으로 2013년 시리아에 다녀온 인물이다.
수사당국은 테러 직후 브뤼셀 일대를 수색해 라크라위의 연고지인 스하르베이크지역의 아파트에서 못이 포함된 폭발장치와 화학물질, IS의 깃발 등을 발견했다.
또한 경찰은 당시 압데슬람 형제를 차로 태워준 모하메드 아브리니(30) 등 파리 테러의 잔당들이 이번 브뤼셀 테러에도 연루됐을 가능성도 조사 중이다.
아울러 IS 조직원들이 벨기에 등 유럽 내에서 조만간 추가 테러를 저지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 유럽 각국은 공항을 비롯한 다중이용시설의 경비를 강화하는 등 보안 비상이 걸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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