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매를 길들이고 훈련하는 과정은 매와 사람의 '교감'이 있어야 가능해 그 깊이가 끝이 없습니다."
청도에서 전통 매사냥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이기복(51'청도군 공무원) 씨가 응사(鷹師'매꾼)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예전 선조들이 겨울 산을 누비며 잡던 전통 꿩 사냥법과 야생 매 길들이기 등 전통 매사냥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최근에는 매사냥이 사육 꿩을 잡는 시연에 그치고 있지만, 예전에는 하루 5~10㎞ 정도 매를 따라 숨이 멎을 정도로 뛰며 한겨울에도 흠뻑 젖는 생업이자 놀이문화였습니다."
지난 13일 청도박물관 야외마당에서 전통 매사냥 시연회를 가진 그는 매 길들이기, 꿩 사냥법, 매에게 먹이를 주는 줄밥시연(매 부르기) 등을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이날 시연에 나선 매는 그가 청도 야산에서 잡아 50일간 애지중지하며 길들인 것이다.
이 씨는 어릴 때부터 매를 보고 만지며 자랐다. 사냥매에 반한 이 씨는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고(故) 전영태, 박정오(75) 두 응사에게 전수생 신분으로 15년 넘게 매사냥을 배웠다. 전북 진안까지 오가는 고된 여정이었고, 매와 연관된 생활은 30년이 훌쩍 지났다. 그 사이 부인과 자녀 등 온 가족이 매를 능숙하게 다루는 '사냥매 가족'이 됐다.
10년쯤 지나야 매사냥에 대한 '감'이 온다는 그는 "전통 매사냥은 현대에 와서도 예전의 자연친화적 사냥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매는 1년생 매를 받아(포획) 한 해 겨울 사냥을 한 후 번식기가 되면 자연으로 놓아줘야 한다는 것이다. 현행법상 허용하는 5년간 사람이 보유하면 매가 자연으로 돌아갈 수 없고, 사육 꿩도 올바로 잡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매는 국내에서 천연기념물 323호로 지정돼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은 사람만이 다룰 수 있다. 현재 국내에는 전북과 대전 등지에서 매사냥 무형문화재 2명과 전수생들이 활동하고 있다. 매사냥은 또한 지난 2010년 한국과 벨기에 등 11개국이 공동으로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이 씨는 "매사냥이 점차 원형을 잃고 있는 상황에서 전통 매사냥의 명맥 유지와 부활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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