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승민 탈당 "정든 집 잠시 떠나, 정의를 위해 출마"

"정체성 시비 개역 함께한 의원들 쫓아낸 핑계, 당이 보여준 모습은 시대착오적인 정치 보복"

유승민 의원이 20대 총선 후보자 등록일을 하루 앞둔 23일 저녁 지역구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유승민 의원이 20대 총선 후보자 등록일을 하루 앞둔 23일 저녁 지역구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어떤 권력도 국민을 이길 순 없습니다. 권력이 저를 버려도 국민만 보고 가겠습니다."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이 23일 밤 새누리당 탈당을 선언했다. 이어 유 의원은 무소속으로 출마해 동을 유권자, 대구시민, 나아가 '국민권력'으로부터 직접 심판받겠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이날 밤 11시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헌법에 의지한채 저의 오랜 정든 집을 잠시 떠나려 한다. 정의를 위해 출마하겠다"고 탈방배경을 밝혔다.

또 "저를 두고 일어난 정체성 시비는 저와 또 함께한 의원들 쫓아내기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면서 "당의 모습은 부끄럽고 시대착오적인 정치 보복이다"고 주장했다.

특히 "2011년 전당대회 출마선언, 작년 4월 국회 대표 연설을 다시 몇번을 읽어도 당의 정강정책에 어긋난 내용은 없었다. 오히려 당의 정강정책은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를 추구하는 저의 노선과 가치가 옳았다고 말해주고 있다. 결국 정체성 시비는 개혁의 뜻을 함께 한 의원들을 내치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친했던 동료 의원들이 공천에서 배제된데 대해 "이것은 정의, 민주주의가 아니며 상식과 원칙도 아니다. 당의 모습은 부끄럽고 시대착오적인 정치 보복"이라며 "어떤 권력도 국민을 이길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탈당으로 내몰린데 대해서도 "정의가 짓밟힌 것에 대해 분노한다. 입당하던 날부터 오늘까지 당은 저의 집이었고, 이 나라의 유일한 보수당을 사랑했기에 어느 위치에 있든 당을 위해 제 온몸을 던졌다. 어러기에 당의 정체성에 맞지 않는다는 말에 참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새누리당의 공천파동을 염두에 둔 듯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민 권력을 천명한 헌법1조 2항이다.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힘이 지배하는 세상이 아니라 원칙이 지켜지고 정의가 살아있고, 상식이 통하는 세상이다"고 일갈했다.

새누리당의 공천을 주도한 이들을 향해선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애당초 없었고 진박, 비박이라는 편가르기만 있었을 뿐이다.국민앞에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유 의원의 탈당에 따라 공관위는 24일 심사에서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 허진영 전 대구대 외래교수, 최성덕 전투기소음피해보상운동본부 상임대표 등 남은 3명의 예비후보 가운데 1명을 후보로 결정할 예정이다.

 

◆유승민 의원 새누리당 탈당 기자회견문 요지

공천에 대하여 지금 이순간까지 당이 보여준 모습, 이것은 정의가 아닙니다.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부끄럽고 시대착오적인 정치 보복입니다. 당의 정강정책은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를 추구하는 저의 노선과 가치가 옳았다고 말해주고 있습니다. 결국 정체성 시비는 개혁의 뜻을 저와 함께 한 죄밖에 없는 의원들을 쫓아내기 위한 핑계에 불과했습니다. 공천을 주도한 그들에게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애당초 없었고 진박, 비박이라는 편가르기만 있었을 뿐입니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고 어떤 권력도 국민을 이길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힘이 지배하는 세상이 아니라 원칙이 지켜지고 정의가 살아있고, 상식이 통하는 세상입니다. 오늘 저는 헌법에 의지한 채 저의 오랜 정든 집을 잠시 떠나려 합니다. 정의를 위해 출마하겠습니다. 권력이 저를 버려도 저는 국민만 보고 나아가겠습니다. 제가 두려운 것은 오로지 국민 뿐이고, 제가 믿는 것은 국민의 정의로운 마음 뿐입니다. 저에게 주어진 이 길을 용감하게 가겠습니다. 보수의 적자, 대구의 아들 답게 정정당당하게 나아가겠습니다. 국민의 선택으로 반드시 승리해서 정치에 대한 저의 소명을 다하겠습니다. 우리 당을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로 개혁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오신 분들과 제가 함께 당으로 돌아와서 보수 개혁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뜨거운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