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의원이 결국 새누리당을 탈당'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친박 입장에서는 미운털이 빠진 셈이지만 정치권에서 유 의원이 가지고 있는 정치적 비중 때문에 대구 선거 구도가 심하게 흔들릴 전망이다. 현재의 분위기라면 대구경북은 물론 수도권을 비롯한 총선 판도 전체를 흔들 기세다. 새누리당의 공천작업이 비박(비박근혜)계엔 너무 칼을 휘두르고, 유 의원에 대한 탈당 압박은 동정론을 불러 일으켜 20, 30대를 비롯해 보수'중도층의 표 이탈이 있을 것이란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자민련->친박 바람->친유 바람?
당장 컷오프(공천 배제)된 지역 현역의원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현역의원들은 무소속 출마를 시도하면서 일방적인 물갈이에 정면 대응을 선언했다. 앞서 컷오프 대상에 포함된 수성을의 주호영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권은희 의원도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유 의원과 행동을 같이해 온 류성걸 의원도 새누리당을 탈당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의 무소속 출마로 '친유벨트'가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 경우에 따라선 주호영'김태환 의원 등 컷오프된 현역 의원과 무소속 출마 예비후보가 합류할 경우 지역 대부분의 선거구에서 새누리당 공천자들이 이들과 '혈전'을 벌일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자민련 바람이 불었던 15대 총선과 친박 바람이 불었던 18대 총선과 같은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 1996년 당시 여당이던 신한국당은 대구 10개 선거구에서 8석, 경북에서 5석을 각각 자민련과 무소속 후보에게 내줬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도 무소속의 힘은 컸다. 친박 바람이 불면서 대구에서 박종근'이해봉'조원진 의원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25명의 무소속 출마자가 당선됐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새누리당이 무리하게 유승민 의원을 탈당으로 내몰면서 새누리당 후보와 무소속 또는 야당 후보와의 단순 대결 구도를 단숨에 복잡한 정치게임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수도
현역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은 제한적이다는 분석도 나온다.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운신의 폭이 좁아진데다 지역 정서상 무소속 출마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 때문이다. 김희국 등 일부 의원들은 무소속 출마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설령 무소속 연대나 친유벨트가 형성되더라도 파괴력은 있지만, 돌풍까지는 불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유 의원과 친한 현역의원들 중 경선에 참여한 후보들은 선거에 출마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독자 출마한 유 의원 등이 '원포인트' 파괴력을 보여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전 선거에서 무소속 연대가 성공한 적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실제 지난 총선에서도 무소속 연대가 등장했지만 결과는 참패였다. 다만, 공천 파동을 겪으면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역의 '콘크리트' 민심에 균열이 가기 시작한 만큼 유권자들의 선택에 따라 성공 가능성도 남아 있다.
새누리당 대구시당 관계자는 "지난 총선과는 상황이 다르다. 19대 총선의 경우 대통령 선거를 앞둔 상황이어서 전략공천이 성공할 수 있었지만 이번은 다르다. '현역 물갈이'에 이어 유승민 탈당으로 새누리당을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지고 있다. 충분한 '셀프' 자정 능력이 있는데도 일방적으로 '서울TK'들을 대거 내려 보내는 것을 보고 자존심이 상한 유권자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댓글 많은 뉴스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전광훈 "대선 출마하겠다"…서울 도심 곳곳은 '윤 어게인'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