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책CHECK] 돈키호테를 읽다

돈키호테를 읽다/ 안영옥 지음/ 열린책들 펴냄.

세르반테스의 소설 를 위한 해설서다. 이 책은 "우리가 읽은 는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는 유럽과 스페인의 다양한 전통들이 모여 있는 문화 텍스트다. 동시에 16세기 펠리페 2세의 마지막 시절과 17세기 펠리페 3세의 초반부에 놓인 스페인 사회의 긴장과 염려를 결합시킨 문학 텍스트다"고 말한다. 유럽과 스페인의 문화를 모르고는 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다.

번역자이자 연구자인 지은이는 세르반테스의 삶과 시대를 따라가며, 작품에 담긴 페러디와 수사의 의미를 파고든다. 그는 "에 우연히 들어앉은 이야기는 하나도 없다"고 강조한다.

전편 제39장에는 '교회냐, 바다냐, 궁정이냐'는 내용이 나온다. 권력과 부를 원하는 자는 성직자가 되든지, 배를 타고 장사를 하든지, 궁에 들어가 국왕을 섬겨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당시 스페인 국민은 절반이 종교인과 하급 귀족 이달고가 되었다. 이들은 면세 혜택을 누렸다. 대신 목축업이나 가내 수공업으로 연명하던 사람들이 국고를 책임졌다. 그 결과 스페인은 겉으로는 대제국처럼 보였지만 안으로는 쇠락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교회냐, 바다냐, 궁정이냐'는 짧은 글이 내포하고 있는 경고다. 357쪽, 1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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