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남은 삶, 마음 편해야"…70·80대 이혼 급증세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 따르면 이혼 상담을 하기 위해 문을 두드리는 60대 이상 노년층이 급증하고 있다.

2014년 상담소의 문을 두드려 이혼 상담을 한 60∼80대 노인은 총 1천125명이다. 2004년 250명에 불과했던 것이 10년 사이 4.5배로 뛰었다. 비교적 젊은 60대뿐 아니라 70대와 80대들도 이혼을 고민했다.

2004년 70대 26명(여성 20명'남성 6명), 80대 9명(여성 6명'남성 2명)이 이혼상담을 받았지만, 2014년 70대 325명(여성 179명'남성 146명), 80대 37명(여성 15명'남성 22명)이 찾아 고령층이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였다.

이혼 상담에서 나아가 실제 이혼까지 가는 경우도 많다. 통계청의 '2014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20년 이상 결혼을 지속하다 이혼하는 '황혼 이혼'은 20년 사이 14배 증가했다. 황혼 이혼은 1990년 2천363건에 불과했지만 2014년 3만3천140건으로 급증했다.

2012년부터는 황혼 이혼이 결혼 4년 안에 갈라서는 신혼이혼을 추월했다. 이 같은 추세는 '노후라도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의식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측은 진단했다. 자신의 행복을 중시하는 가치관이 퍼져 노인이 돼서도 이혼을 결심한다는 것이다.

또 자녀들의 대학 입학과 혼사 등을 치른 노년층은 이제는 부모로서 의무가 없어져 이혼 결정을 더 쉽게 할 수 있다. 자녀 양육 때문에 결혼을 겨우 유지해 오던 부부들이 뒤늦게 의무감에서 해방되면 이혼을 선택한다는 것이 상담소 측의 설명이다.

또 1991년 재산분할 청구권이 도입되면서 가사노동을 했던 아내들도 이혼 시 재산에 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된 것도 황혼 이혼 증가의 원인으로 분석됐다. 최근 들어 여성에게 인정되는 재산분할 비율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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