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천 베네치아CC 그린에 제초제 누가 뿌렸을까

18개 홀 중 11개 홀 군데군데 잔디 말라 죽어

제초제 테러로 말라 죽은 베네치아 CC 잔디 모습. 베네치아 CC 회원협의회 제공
제초제 테러로 말라 죽은 베네치아 CC 잔디 모습. 베네치아 CC 회원협의회 제공

거액의 세금 체납과 공매 과정을 거치며 법정 소유권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김천의 유일한 회원제 골프장 베네치아CC에 제초제를 뿌려 그린을 망가뜨린 사건이 발생,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베네치아CC를 운영하고 있는 회원협의회는 18홀 중 11개 홀의 그린에서 특정 부분의 잔디가 자라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시료를 채취해 성분 분석을 한 결과, 미량의 제초제 성분이 발견됐다고 최근 밝혔다.

회원협의회 측이 잔디가 말라 죽은 것을 발견한 것은 지난 5일, 당시만 해도 말라 죽은 부분이 적어 겨울 추위로 인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인식했다. 그러나 비가 오면서 잔디 피해 부분이 급속히 늘어나자 10일, 시료를 채취해 성분 분석을 했고 제초제 성분이 발견됐다.

회원협의회 관계자는 "발견된 제초제 성분이 미량이지만 그린에는 살균제나 살충제가 아닌 제초제를 뿌리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영업에 불만을 품은 특정인이나 특정세력이 의도적으로 제초제를 그린에 살포한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이들은 "성분 분석 결과와 그린 관리자, 농약 판매업자 등의 자문을 근거로 볼 때 제초제 살포가 분명하다. 제초제 살포자를 붙잡아 달라"며 23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회원협의회의 신고에 따라 잔디에서 시료를 채취해 성분 분석에 나섰지만 제초제 살포 추정일이 이미 한 달 이상 지난 데다 CCTV가 없어 범인을 붙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회원협의회 측은 제초제로 인해 말라 죽은 그린 면적이 1천600㎡ 정도로 이를 보수하는 데는 적어도 6천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월에는 베네치아CC의 스프링클러를 제어하는 컴퓨터가 사라져 경찰에 도난신고를 했으나 아직 범인을 잡지 못했다.

한편 베네치아CC는 약 42억원의 지방세를 체납한 상태로 공매를 통해 소유권을 취득한 ㈜다옴과 회원들 간의 명도소송이 진행 중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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