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트럼프 '미국 우선주의' 공약은 무경험·무전략"

미국 공화당 대선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의 외교'안보 구상, 이른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트럼프는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경영진 및 편집팀과 만난 자리에서 대선 캠프의 외교'안보팀을 처음 공개한 데 이어 25일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미국 우선주의를 골자로 하는 각종 외교'안보 공약을 쏟아냈다.

트럼프의 외교'안보 구상은 테러를 비롯한 각종 국제 이슈에 대한 '적극적 개입'을 주장하는 공화당은 물론 '소극적 개입' 기조의 민주당과도 확연한 대조를 보인다.

공약 자체로만 보면 미국이 그동안 주창해 온 글로벌 질서 유지나 동맹의 가치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부동산 재벌 출신답게 '비즈니스 관계'에 따른 외교적 해법을 제시하는 모양새다.

방위비 분담금을 늘리지 않으면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도 있다는 '협박'이나 한국과 일본의 독자 핵무장도 허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발언,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원유 수입을 금지하겠다는 발언, 서방 안보 체제의 중심축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대신 새로운 대(對)테러기구를 만들겠다는 언급 등은 외교'안보적 요인 고려 없이 순전히 수치상의 경제적 계산에만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의회전문지 더 힐(The Hill)은 27일 '트럼프의 이단적 행동이 점점 쌓여가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가 몇몇 주요 글로벌 이슈에서 공화당의 정통 입장과 다른 길을 걷고 있다"면서 그의 구상은 미국이 일단 세계 여러 무대에서 철수하고 경제적으로 더 좋은 협상을 타결한 뒤 재개입하는 것이 골자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미 허드슨연구소의 아서 허만 수석연구원은 "트럼프의 구상은 분명히 2차 세계대전 이후 지배해 온 기본적 질서와 구상에 의문을 던지는 것으로, 많은 사람을 충격에 빠뜨렸다"고 비판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캐서린 힉스 국제안보프로그램 소장은 "동맹을 맺고 유지하는 문제에 관한 한 우리가 (상대국보다) 더 혜택을 보는 입장이다. 우리가 다른 나라를 돕지만, 이는 사실 전적으로 우리의 이기적인 이유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트럼프가 주장하는 이른바 동맹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일축했다.

힉스 소장은 "우리가 아시아에 왜 미군 기지를 두고 있느냐? 그것은 우리나라 인근이 아니라 멀리 떨어진 다른 나라에서 각종 위협에 맞서기 위한 것"이라고 자문자답하면서 "이런 전략이 훨씬 똑똑하고 경제적으로도 비용이 적게 든다"고 말했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대니얼 플렛카 선임 부소장은 "(기득권 주류의) 정설에 맞서 싸우는 것은 문제 될 게 전혀 없다"면서도 "그러나 싸울 때 중요한 것은 비전과 정보, 통찰력에 기반을 두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트럼프가 내세우는) '위대함'(greatness)은 외교정책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한편, 익명의 한 전직 정부 관리는 제프 세션스(앨라배마) 연방 상원의원을 핵심으로 하는 트럼프 대선캠프의 외교'안보팀에 대해 "어중이떠중이들의 집합이다. 경험도 전략도 없는 인물들"이라고 혹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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