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도의를 지키기 위한 탈당이냐' '당을 위해 남을 것인가'.
현역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한 지역구의 지방의원들이 고민에 빠졌다.
새누리당은 선출직 당원이 공천 탈락 등에 반발해 탈당한 무소속 후보를 돕다 발각되면 '제명 조치' 등 강력한 제재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방의원들은 자신들의 공천권자였던 무소속 현역의원을 도우면 해당 행위에 해당되고, 탈당하면 다음 공천을 기약할 수 없게 된다.
◆탈당이냐, 정치적 도의 지키기냐
대구 12개 지역구 가운데 지방의원의 고민이 가장 큰 곳은 동갑, 동을, 북갑, 수성을 등 4곳이다. 이곳의 시의원과 구의원들은 '탈당이냐' '자리 지키기냐'를 두고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류성걸, 유승민, 권은희, 주호영 의원은 모두 탈당한 뒤 무소속 출마를 했기 때문이다.
이곳의 시'구의원들은 정치적 도의만 보자면 자신들에게 공천을 준 현역의원을 따라가야 하지만 그럴 경우 해당 행위에 걸려 제재를 받을 수 있다.
현역의원을 따라 탈당을 선택한 곳은 동을이다. 유승민 의원이 지난 23일 오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하자, 다음날 동을에 지역구를 둔 시의원인 도재준, 윤석준 두 의원과 구의원 8명 가운데 4명이 탈당했다.
윤 시의원은 "무소속을 선택한 유 의원과 뜻을 같이하기 위해 탈당을 결심했다"면서 "탈당하지 않고 유 의원을 돕는다면 해당 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이라고 탈당 배경을 설명했다.
동을과 달리 동갑, 북갑, 수성을은 적극적이지 않은 편이다. 동갑 지역구를 가진 시의원은 장상수, 강신혁 의원이다. 이들은 류 의원이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뒤 출마선언을 했을 때 지지선언을 했지만 류 의원이 탈당한 뒤에는 아직까지 탈당 결심을 굳히지 못하고 있다.
수성을도 사정은 마찬가지. 지역구 시의원은 이동희, 김창은 의원이다. 아직까지 사퇴한 시의원과 구의원은 한 명도 없다. 대구 한 시의원은 "새누리당 시의원 신분으로 무소속 의원을 돕는다면 해당 행위에 해당하고 가만히 있자니 정치적 도의에 벗어나는 일이라 고민"이라면서 "탈당은 조금 더 고민해 봐야 한다"고 털어놨다.
◆새누리 '양다리' 선출직 당원 엄벌
새누리당 선출직 당원이 공천 탈락 등에 반발해 탈당한 무소속 후보를 돕다 발각되면 '제명 조치' 등 강력한 제재를 받게 된다. 이는 선거운동에 상당 부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선출직 당원의 '양다리 행태'를 원천 봉쇄해 탈당자들을 철저히 고립시키려는 조치다.
새누리당 대구시당은 2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문이 전국 시'도당에 내려왔다고 밝혔다. 대구시당에 따르면 공문에는 '무소속 출마자가 발생함에 따라 시'도당 및 당협의 당직자들이 무소속 후보를 지원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시'도당 및 당협의 당직자들의 해당 행위뿐만 아니라 선출직 당직자들의 무소속 후보 지원 행위는 당규 윤리위원회 제20조에 의거,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 시'도당은 해당 행위 적발 시 시'도당 윤리위원회를 개최해 강력하게 징계 조치하라"고 돼 있다.
현재 새누리당은 당의 심장부인 대구에서 유 의원과 친유승민계로 분류된 류성걸, 권은희 의원 등이 무소속 연대를 형성해 세몰이에 나설 조짐을 보이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당원 자격을 가진 광역'기초단체장 및 광역'기초의원 등이 선거운동 기간 탈당한 무소속 후보들의 유세현장에 모습을 드러내거나 선거사무소를 방문하는 등의 사실이 적발되면 일차적으로 경고 조치하고 유사 행위가 반복되면 사안에 따라 당원권 정지, 탈당 권유, 제명 등 강력히 제재할 방침이다.
새누리당 대구시당 관계자는 "중앙당에서 공문이 내려왔기 때문에 해당 행위에 대해 적극 조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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