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다 쓴 배터리 2번 더 사용하세요"…배터리 복원 전문 기업 '턴투'

극판 찌꺼기 제거해 초기 수준으로…녹색기술·제품성능 인증 대통령상

턴투 김영훈 대표가 자사가 국내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폐 납 축전지 복원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턴투 김영훈 대표가 자사가 국내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폐 납 축전지 복원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다 쓴 납 축전지(배터리)를 최대 2차례까지 되살려 쓸 수 있는 기술이 국내 기업에 의해 개발됐다.

전동지게차와 승용차 시동 모터를 비롯해 병원'우체국'기업 등에서 정전에 대비해 설치하는 비상전원장치(UPS), 이미 생산한 전력을 보관하는 전력저장장치(ESS)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배터리 수명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11년 서울 가산밸리에서 설립해 지난해 경북 상주에 국내 최초로 2천㎡ 규모의 배터리 복원 생산기지를 설립한 ㈜턴투(대표 김영훈)는 수명이 다 된 납 축전지를 되살려 쓸 수 있는 기술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납 축전지는 양극(+극)으로 쓰이는 이산화 납판과 음극(-극)으로 쓰이는 납판이 전해액인 황산에 잠겨 있는 구조다. 음극인 납판이 황산과 반응하면 황산납과 전자를 방출한다. 이 과정에서 생선된 전자(전기)가 배터리 밖 도선(전선)을 따라 흐르다가 배터리 속으로 돌아와 양극과 만나면 다시 황산납과 수산화이온을 방출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충'방전을 반복하는 동안 황산납 찌꺼기가 양 극판에 달라붙다 보면 배터리 수명이 점차 줄어든다.

턴투는 극판에 붙은 황산납에 전기화학적 자극을 가해 이를 원상태로 환원하는 기술을 확보했다. 소용량에서 대용량에 이르는 다양한 배터리를 복구할 수 있는 3종의 기계를 자체 개발했고, 이 기계가 전기를 적정량만 흘려보내거나 배터리 내부 온도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하는 기계 제어 소프트웨어도 함께 개발했다.

턴투 관계자는 "복원 후에는 깨끗이 거른 전해액을 배터리 내부에 충전하는 만큼 구입 초기와 비슷한 성능을 낼 수 있다. 하나의 배터리를 최대 2차례까지 복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손상 정도가 크지 않은 배터리에 한해 그 수명을 기존의 2, 3배 수준으로 늘릴 수 있을 전망이다.

턴투는 앞으로 배터리 복원을 의뢰한 이에게서 폐납 축전지를 수거하고서, 미리 복원해 둔 동급 제품의 '리퍼비시'(Refurbish'중고품을 신상품 수준으로 정비해 판매) 제품을 초기 구매가의 3분의 2 수준 가격에 교환 판매할 계획이다.

턴투는 이 기술로 사업성을 인정받아 2014년 연구개발특구의 일자리 창출 투자펀드(운용사 대성창업투자㈜) 등 3곳의 투자기관으로부터 20억원의 투자자금을 유치하고 중소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시설자금 26억원을 지원받았다. 아울러 '녹색기술인증'(환경부)과 '제품성능인증'(중소기업청)을 취득하고 국방부 공인 친환경복원 UPS 배터리 생산 업체로 지정돼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턴투는 또한 이달 3일 중국 최대 환경기업인 상덕환경과 중국 내 합자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해 진출을 앞두고 있다. 올해 6월에는 한국군사문제연구원과 공동으로 오세아니아의 피지에 진출, 배터리 복원 플랜트를 가동할 계획이다. 턴투 김영훈 대표는 "다 쓰면 버리는 것으로 여겨졌던 납 축전지에 새 생명을 불어넣겠다. 축전지 사용량이 많은 기업이나 병원, 은행, 우체국 등에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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