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힐링(healing)이 웰빙을 제치고 사회 문화 코드로 급부상했다. 주요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힐링이라는 단어 검색이 연간 6만 건을 넘어서고, 힐링과 마음 치유에 관련한 서적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는 현대사회에서 인간이 얼마나 지칠 대로 지쳤는지를 방증한다.
영주시는 '힐링 중심, 행복 영주'를 비전으로 세우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힐링클러스터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소백산과 우리나라 전통건축물의 걸작이라 불리는 부석사, 최초의 사액서원인 소수서원에 걸맞은 남다르고 매력적인 도시로 영주를 바꾸어 보자는 꿈, 세계적인 힐링도시를 영주의 새로운 희망으로 삼은 것이다.
근대화와 산업화, 정보화가 단기간에 이루어지면서 사회의 양적 성장 속도에 질적 성장이 따라가지 못한 채 현재에 이르게 됐다. 현대인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행여라도 경쟁에 뒤처질까 혹은 적응하지 못할까 전전긍긍하며 정신없이 바쁜 생활을 영위하다 쉬는 법을 잊었다. 생존 경쟁에 지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휴식, 위로, 치유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고, 그래서 주목받게 된 단어가 바로 힐링이다. 힐링의 사전적 의미는 '몸과 마음의 치유'로 육체적, 정신적인 건강을 되찾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힐링을 찾는 것이 또 하나의 프로젝트처럼 여겨진다면 오히려 다른 스트레스를 가져다 줄 뿐, 힐링은 보다 가까이에서 보다 자연스럽게 일상처럼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이유로 산업화 시대에 발전을 저해하는 애물단지로 여겨졌던 산림이 이제 오히려 지역 발전을 이끄는 보물단지가 되어가고 있다. 토지의 60%가량이 산림으로 이루어진 경북 북부지역, 그 가운데서도 소백산이 자리한 영주시는 이런 점에 착안해 산림의 가치와 부석사, 소수서원 등 옛것에서 우러나오는 문화적 가치를 통합한 힐링 사업을 펼쳤다. 영주는 사람의 체온과 같은 북위 36.5도에 위치해 사람을 살리는 산으로 불리는 소백산이 둘러쳐져 있고, 조선시대 예언서 정감록에서 사람이 가장 살기 좋은 십승지 중 으뜸으로 꼽은 천혜의 명당이다.
지난 2014년 전국 최초의 힐링특구로 지정되어 2018년까지 5천억원을 들여 광범위한 힐링특화 사업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오는 8월이면 소백산 일원에 전국 최초의 국립산림치유원이 개원하고 테라푸드 개발과 산림치유마을 조성 등 자연을 활용한 힐링 도시의 기반을 갖추게 된다.
여기에 더해 고택과 템플스테이, 음식 등을 힐링 테마로 연계해 힐링투어, 푸드테라피, 힐링마케팅으로 발전시킴으로써 지역의 자연, 문화적 자원과 임산물을 융'복합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그야말로 종합적인 힐링 클러스터를 그려가고 있다. 약용작물과 치유농업에도 힘써 국립 녹색농업치유단지와 농업치유시설, 치유농업연구소, 치유농업교육센터 등을 갖추어 나가고 있으며, 지난해는 전국 최초로 산양산삼, 산약초 홍보관이 문을 열어 치유농업의 미래를 밝히고 있다.
중앙선 복선화 사업이 완료되는 2018년이면 서울까지 1시간 8분 만에 주파하게 돼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크게 향상된다. 중앙고속도로와 함께 중앙선 복선화까지 이루어지면 힐링 산업 최대 수요처인 수도권과 연결돼 영주는 새로운 도약의 시대를 맞게 될 것이다. 얼마나 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쉬느냐가 중요하다. 우리가 늘 피곤한 이유는 휴식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휴식의 방법이 잘못되어서다. 영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힐링 중심, 행복 영주'라는 시정목표처럼 현대인들이 힐링의 중심 영주에서, 행복을 찾았으면 좋겠다. 에너지를 뿜어내는 자연에서, 옛것의 가치가 듬뿍 담긴 전통문화에서 가장 편안하고 순수한 기쁨을 누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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