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대1 구도, 포항북·경주 판세 분석

포항'경주지역 4'13 총선 싸움은 실질적으로 새누리당과 무소속의 대결로 좁혀지게 됐다. 지역 정서상 정의당과 민중연합당 후보에 대한 지지세는 미약하기 때문이다. 포항과 경주의 새누리당 후보와 무소속 후보가 유권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펼칠 선거 전략과 정책을 짚어본다,

◇포항 선거 사상 첫 남녀 대결…우선추천 여성 vs 재선 시장

◆포항북, 여성과 남성의 대결

포항북 선거구는 새누리당 여성우선공천을 받은 김정재 후보와 8년간 포항시장을 지낸 박승호 무소속 후보의 결전이다. 포항 선거 사상 처음 벌어지는 남녀 대결이어서 흥미를 더하고 있다.

김 후보는 박 후보의 8년 시장 재임 기간은 포항이 고향인 이명박 대통령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는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박 후보가 번듯한 대기업 하나 유치하지 못한 게 지금의 포항 경제를 어렵게 만든 중요한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박 후보가 시장 재임 시절 포항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살리지 못한 채 포항을 오히려 퇴보시켰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향후 2, 3년이 포항의 어려운 경제를 살리기 위한 골든타임이라고 전제하고 포항의 미래를 위해 힘 있고 반듯한 사람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경상북도, 포항시와 함께 원활히 소통하며 희망의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는 국회의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여성으로서 남성들이 하지 못하는 부분과 서민과 노인 등 어려운 이웃을 위한 정책과 비전을 구현해 낸다는 전략이다.

김 후보는 "포항의 발전과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 새누리당이 선택한 개혁 공천의 상징으로 정치적'경제적 상처를 입은 포항시민의 자존심을 바로 세우고, 깨끗하고 올바른 선거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선거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박 후보는 김 후보의 약점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김 후보가 서울시의원(지역구 1번, 비례대표 1번) 두 번 한 경력으로 53만 포항시민을 대표할 수 없으며. 여고 졸업 후 30년 동안 객지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포항의 실정을 잘 모른다는 점을 파고들고 있다.

박 후보는 "지난 2014년 포항시장 경선 때 여성 프리미엄을 받고도 패해 약체임이 드러났고, 이번 총선에서는 포항남'울릉에서 뛰다 갑자기 북구로 옮겨오는 기회주의적 속성을 드러내 신뢰성에 의문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재선 포항시장을 지내 포항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구상이 다 세워져 있는 준비된 일꾼임을 강조하고 있다. 포항시장 재임 동안 포항운하 건설, KTX 직결노선 유치, 영일만대교 노선 확정, 영일대해수욕장 정비 등을 실현한 검증된 일꾼이라는 것.

박 후보는 "새누리당이 지지율 1위 후보를 배격하고 여성우선공천한 것은 포항시민 정서에 배치되는 결정이며, 이에 반발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들고 있다. '시민캠프'로 무소속 선거혁명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전통 與 텃밭 '이변의 선거' 새누리 맹추격하는 무소속

◆경주, 또 무소속 바람 불까?

경주는 전통적으로 새누리당의 텃밭이지만 역대 선거에서 여러 차례 무소속 돌풍이 불었다. 이번 총선에서도 새누리당 공천 과정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높아 또 한 번 무소속 바람이 일어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번 총선은 새누리당 공천을 받은 김석기 후보와 절치부심해 온 무소속 정종복 후보 간 대결이다.

여당 공천자인 김 후보의 우세가 점쳐지지만, 이번 총선을 위해 밑바닥을 다져온 정 후보의 바람도 무시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역대 선거 결과를 거슬러 보면 15대 총선 때 경주의 인구가 30만 명이 넘어 선거구가 갑을로 나뉘어 있을 당시, 무소속 김일윤 후보가 여당이었던 신한국당 황윤기 후보를 꺾었다. 또 여성 후보였던 임진출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역시 신한국당 후보였던 백상승 후보를 물리치는 등 경주는 '파란의 표심'을 보여주었다.

최근 들어서는 18대 때 친박연대 김일윤 후보가 당시 한나라당 후보였던 정종복 후보를 물리쳤다. 이어 김일윤 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하면서 치러진 18대 보궐선거에서도 당시 무소속이었던 정수성 후보가 정종복 한나라당 후보를 꺾고 금배지를 다는 이변을 연출했다.

또 다른 경주 정서도 있다. 두 번 이상 당선을 시키지 않는다는 공식이다. 가깝게는 정수성 의원이 경선에서 낙마하면서 2선에 머물렀으며, 단체장 선거에서도 이원식, 백상승 전 시장이 각각 두 번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천년고도 경주시민 특유의 자존감이 이 같은 현상을 만들어낸다고 진단했다. 아무리 후보의 경력이 화려하고, 거창해도 시민들의 정서에 반하면 여당이든 힘이 있는 후보든 등을 돌린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무소속 정 후보는 "지난 낙선을 거울삼아 지난 8년간 경주에 살면서 시민들과 함께 호흡했다. 시민들을 믿고 더욱 낮은 자세로 시민들 곁으로 다가가는 시민밀착형 선거 운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 후보는 "다른 생각은 갖지 않겠다. 새누리당의 후보로서 발로 뛰고 시민들과 소통하고 민생과 경주 경제를 살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새누리당 후보가 압도적으로 승리해야 경주 발전에 힘을 실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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