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울릉군 울릉읍 저동리 한 가정집. 한 공무원이 A씨의 집 전등을 정비하고 있다. 기존에 설치돼 있던 형광등을 떼어내고 LED 전등으로 교체하는 작업이다. 거실과 방, 화장실, 현관, 발코니 등 이 집의 모든 전등을 LED로 바꿨다. 자재비만 70만원(인터넷 구입 가격) 상당에 달했지만, A씨는 40여만원으로 집안 모든 전등을 교체했다. 인건비는 한 푼도 들지 않았다. 모두 한 사람의 재능 기부로 이뤄진 작업이었기 때문이다. 이날 A씨는 감사한 마음을 담아 저소득 가정의 LED 전등 교체 작업에 써달라며 10만원을 기부했다.
울릉군청의 한 공무원이 자신의 근무지이자 고향인 울릉도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재능 기부 활동이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주인공은 독도관리사무소에 근무하는 홍희득(37'방호 8급) 씨.
홍 씨의 재능 기부는 우연히 시작됐다. 상당수 지역 주민들이 LED 전등 교체를 희망하고 있지만, 육지보다 훨씬 비싼 물류비와 설치 비용 때문에 선뜻 교체에 나서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지난해 하반기에 지인을 통해 접한 게 계기가 됐다.
"섬이라는 특성상 전력 생산단가가 육지의 수십 배에 달하고 대부분 전력 생산이 디젤 발전으로 이뤄지고 있어 전력 소비를 줄이는 것이 울릉도의 청정 환경을 보호하는 첫 걸음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홍 씨가 LED 전구 교체 봉사활동에 나선 것은 지난해 11월. 주민의 문의가 들어오면 상담을 통해 홍 씨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등기구를 구매하고 나서 휴일이나 야간시간대에 가정을 방문해 설치하는 식이다. 교체를 희망하는 주민이 늘면서 자재를 다량으로 사들여 자재비 부담도 낮췄다. 최근엔 숙박업소나 식당 등에서도 교체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홍 씨는 지금까지 50여 가구의 전등을 LED로 교체했다. 비용은 일반적인 설치비의 3분의 1 정도라는 게 LED 전등 설치를 마친 주민들의 반응이다. 홍 씨의 봉사활동은 최근 한국전력공사 울릉도 지점에 근무하는 김효동(37) 씨가 합류하면서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홍 씨는 얼마 전부터 김 씨와 함께 다량으로 자재를 사면서 낮아진 자재구입비 차액을 기부로 유도, 모금한 기부금으로 저소득 가정을 대상으로 무료 LED 전구 교체 작업에 나섰다.
홍 씨는 "주민들의 이해와 호응이 있기에 저소득층 가정 LED 전구 교체 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애초 계획했던 30여 가구의 LED 전등 교체작업을 잘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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