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태 낀 하천, 죽어가는 붕어들…안동호 하류 물고기 폐사 현장

안동호 바닥 오염물질 유입, 생태계 파괴 해마다 되풀이

물고기 폐사 현상이 올 들어 안동호 하류인 안동 도심 앞 낙동강에서 나타났다. 엄재진 기자
물고기 폐사 현상이 올 들어 안동호 하류인 안동 도심 앞 낙동강에서 나타났다. 엄재진 기자

해마다 이맘때쯤 안동호 상류 낙동강과 지류 하천에서 나타났던 물고기 폐사 현상이 올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안동호 하류인 안동 도심 낙동강에서 폐사가 나타난 것.

환경단체들은 "지난해 여름철 계속된 가뭄 등으로 오랜 세월 안동호 바닥에 퇴적됐던 중금속 오염물질이 갑자기 불어난 물에 휩쓸려 하류로 유입, 물고기와 조개류 폐사 등 생태계 파괴가 나타나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30일, 기자가 낙동강사랑환경보존회 이태규 회장과 함께 찾은 물고기 폐사 현장에는 어른 팔뚝보다 더 큰 성어들이 곳곳에 죽은 채 널브러져 있었다. 이곳 주변에는 해마다 이맘때쯤 먹이를 찾아 집단으로 몰려 왔던 철새들조차 찾아볼 수 없어 오염의 심각성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4대강 살리기 선도사업으로 진행됐던, 안동 도심을 가로지르는 낙동강에 조성된 안동보(라바보). 이 보의 아래쪽으로 조성된 바닥보호공에는 어림잡아 1㎏ 정도 무게의 붕어와 물고기들의 폐사체들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다.

게다가 하천 바닥은 온통 청태가 가득 끼어 있었고 물이끼 등 부유물들로 인해 수질이 심각하게 오염된 상태. 또 최근에는 가뭄으로 인해 안동호 방류를 줄이면서 하천유지수가 부족해지자 수질 오염에 따른 악취까지 진동하고 있다.

하천을 따라 하류로 내려가면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일부 하천 바닥에는 안동호 상류에서 볼 수 있던 검붉은 기름띠가 나타나는 등 수질오염의 심각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안동 낙동강변 생태하천지구에서는 철새 폐사체도 발견되는 등 수질 오염에 따른 생태계 파괴현상이 낙동강 하류로 퍼져 나가고 있었다.

이태규 회장은 "낙동강 물고기 폐사는 하류로 내려가면서 계속 발견되고 있다. 지난해 여름 이후 안동호에 퇴적됐던 중금속과 독극물로 의심되는 오염물질이 하류로 유입되면서 낙동강 전체를 썩은 강으로 만들고 있다"며 "정확한 원인조사와 수질검사를 통해 대책 마련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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