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음은 '가온 다'(피아노 건반 가운데에 있는 도 음정)이다. 무슨 어려운 이야기인가 싶겠지만,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명칭으로 풀어보면 음계는 '도, 레, 미, 파, 솔, 라, 시, 도'라는 8개 음이 기본 한 옥타브로 이루어진다. 우리말로는 '다, 라, 마, 바, 사, 가, 나, 다', 영문으로는 'C, D, E, F, G, A, B, C'로 표기하기도 한다. 사실 영문 표기 음계는 일반인들이 어렵게 느꼈는데, 노래방 기계를 조작할 때 접하는 등 노래방의 힘(?) 덕분에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친숙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사실 '도'와 '다'(C)는 항상 같지는 않다. 음악이론적으로 설명하자면 음계는 '음악에 쓰이는 음을 높이의 차례대로 배열한 음의 층계'를 얘기하는 것이고, 음정은 '두 개의 음 높이의 상호적인 거리'를 의미한다. 이런 어려운 이야기는 '이런 것도 있구나' 하는 정도로 지나가면 될 것 같고, 쉽게 얘기하자면, 다장조일 경우에는 '다'와 '도'가 일치하지만 바장조일 경우에는 '바'가 '도'가 된다.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위에도 언급되어 있는 것처럼 '바'라고 하면 '파'인데, 또 분명 학교에서도 그렇게 배웠는데.
하지만 사실이다. 왜냐하면 '도'가 움직이기 때문이다. 더 정확하게 얘기하면 무슨 조인가에 따라 근음이 바뀌고 그 바뀐 근음을 시작으로 '도'부터 음계가 이어진다. 가령 사장조일 경우에는 '솔' 음이 '도'가 되는 것처럼 말이다. 이처럼 음악은 '가온 다'를 기준으로 잡기도 하지만, 실은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 단지 '무슨 조'인가가 중요하고 그 조성에 따라 음의 역할이 바뀌기도 한다.
조성은 그 곡의 분위기를 나타내기도 한다. 내림마장조(E♭ Major)는 편안함을 주는 반면, 마장조(E Major)는 밝은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하며, 단조(minor) 음악은 슬픔과 한을 담아내는 데 적합하다고 한다. 이처럼 모든 음에 적합한 분위기에 따라 중심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바로 음악이다. 영원한 대장과 졸병, 갑과 을, 주인과 하인은 없다. 또한 음악의 기본인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기 위해서는 경쟁이 아닌 화합이 필요하다. 아무리 중심음이라고 하더라도 너무 큰소리를 내면 화음이 깨진다. 나보다는 다른 음에 양보하며 그 크기를 조절하고 서로 맞춰갈 때, 흔히 말하는 환상적인 하모니가 만들어진다.
나라의 일꾼을 뽑는 선거가 다가온다. 선거 때마다 겪는 일이지만 눈살 찌푸리는 일이 또 만연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나보다는 상대, 우리보다는 너희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음악의 기본원리를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다면, 아름답고 조화로운 예술 같은 세상이 만들어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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