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 눈을 뗄 수 없는 곳곳의 도심 풍경."
러시아 제1의 도시 모스크바에서 제2의 도시 '상트 페테르부르크'로 당일치기 여행을 떠났다. 모스크바에 머물던 숙소에서 오전 6시 출발해, 7시에 출발하는 상트 페테르부르크행 특급열차에 몸을 실었다. 3시간 20분 만에 도착했다. 오전 10시 30분부터 시작된 상트 페테르부르크 도심 투어는 오후 7시에 끝났고, 오후 7시 10분에 다시 모스크바행 특급열차로 돌아오니 꼬박 하루가 걸렸다. 특급열차 비용은 한화 기준으로 6만∼7만원 정도다. 특급열차 운행시간은 오전 7시와 오후 7시 전후로 집중돼 있다. 가격은 다소 싸지만 8시간 가까이 걸리는 침대열차도 있다. 상트 페테르부르크는 '러시아의 서구를 향한 창'으로 러시아 서북부, 발트해 연안에 있는 도시다.
◆313년 역사, 러시아의 자존심
1703년 표트르 대제에 의하여 건설된 도시로 제정 러시아의 화려했던 시절로 추억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서구화된 고도(古都)가 바로 상트 페테르부르크다. 러시아인들의 자존심이기도 한 도시다. 상트 페테르부르크 시민들은 모스크바 시민과는 다른 러시아만의 자존심으로 똘똘 뭉쳐 있다. 그런 이유로 두 도시의 시민들은 농담삼아 서로 "촌놈"이라 부르며, 자신들이 '러시아의 중심'임을 자처한다.
상트 페테르부르크(성 베드로의 도시)는 1914~1924년에는 '페테르그라드'로 도시명을 바꿨고, 레닌 사후에는 '레닌그라드'로 불리기도 했다. 1991년 소비에트 연방 해체 후 다시 현재 지명인 '상트 페테르부르크'라는 이름을 되찾았다. 이 도시는 모스크바강보다 강폭이 훨씬 넓은 네바강 델타 지역에 자리 잡고 있으며, 황궁과 성당을 포함한 관광지뿐 아니라 도심 건물 전체에서 제정 러시아 시대의 정취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마치 우리나라 신라 천년의 고도 '경주'와도 흡사한 도시 분위기다. 도시 전체가 박물관에 온 기분을 들게 한다.
◆네바강의 겨울궁전 '에르미타주' 미술관
상트 페트르부르크에 도착해 지하철을 타고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에르미타주' 미술관. 민트와 흰색을 섞어놓은 바로크 양식의 건물이 한껏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영국 런던 대영박물관, 프랑스 루브르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미술관(박물관)으로 꼽히는 러시아의 '에르미타주' 미술관은 제정 러시아 시대의 겨울궁전이다.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No.1 관광지인 에르미타주 미술관은 원래 로마노프 왕조의 겨울궁전으로 옐리자베타 여제 시기에 건축됐다. 예카테리나 2세가 수집한 유럽의 예술품들을 전시하기 시작해 이후 러시아 황제인 차르들에 의해 각종 예술품이 축적됐다. 19세기 말에 일반에 개방되어 현재까지 미술관(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전시로 총 길이만 27㎞인 에르미타주 미술관은 하루 온종일을 둘러봐도 모자랄 정도다. 하지만 당일치기 도심 투어인 만큼 이곳에서 빠른 걸음으로 3시간 만에 겨울궁전을 비롯한 4개의 건물을 다 둘러봤다. 미술관 내부에 들어서자 러시아 황실의 화려함에 압도됐다. 황금색으로 도배된 옛 러시아 황실의 홀들은 관광객들에게 '화려함의 극치'를 안겨줬다. 125개의 홀을 차지하고 있는 서유럽의 전시실에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라파엘, 미켈란젤로, 루벤스와 렘브란트 등 유명화가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피의 성당과 이삭 성당
모스크바에 바실리 성당이 있다면 상트 페트르부르크에는 피의 성당이 있다. 바실리 성당이 동화 속 아름다운 그림 같은 건물이라면 피의 성당은 애잔한 듯 화려함이 돋보이는 건물이다. 에르미타주 미술관에서 15분 정도만 걸으면 피의 성당에 도착할 수 있다. 피의 성당으로 걸어가는 도보 여행은 심심하지 않다. 상트 페트르부르크 도심은 네바강과 연결돼, 이탈리아 수상도시 '베네치아'를 떠올리게 하는 도심 풍경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이 러시아인지 서유럽인지 구분조차 하기 힘들 정도다. 피의 성당과 바실리 성당의 공통점은 건물을 바라보는 360도 각도와 빛의 세기에 따라 아름다움이 다르다는 것이다.
카잔 성당은 도심 광장과 함께 있어 그냥 눈으로만 구경해도 좋다. 하지만 이삭 성당은 다른 성당과 차별화되는 웅장함을 갖고 있었다. 성당 내부가 하나의 큰 홀로 이루어진 통구조로 되어 있었다. 내부에 들어서자 어마어마한 규모에 압도됐으며, 러시아 정교만의 아름다운 그림(주로 마리아와 예수, 대주교들 그림)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이삭 성당의 또 다른 구경거리는 도시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유료 전망대. 전망대에 올라서면 아름다운 상트 페트르부르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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