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직장인 사라진 '2차 한잔 더'…술집 경기 사상 최악

주점업 서비스업 생산지수 73.0…지난해 메르스 때보다 더 떨어져

봄은 왔지만 전국 서비스업의 경기는 여전히 한겨울이다. 주머니 사정이 나빠진 직장인들이 2, 3차에 걸친 술자리를 자제한 영향 등으로 주점업의 서비스업 생산지수가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4일 통계청의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맥줏집, 막걸릿집 등 술과 안주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주점업의 서비스업 생산지수는 73.0으로 나타났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0년 7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것이다.

서비스업 생산지수는 기준연도(2010년)의 물가지수를 100으로 놓고 가격 변동분을 제거한 뒤 업종의 실질 성장을 나타낸 지수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생산이 늘어난 것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월 기준으로 볼 때 주점업의 서비스업 생산지수가 100을 넘긴 것은 2014년 7월(100.9)이 마지막이다. 이 지수는 이후 80~90대에 머물다 지난해 6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기승을 부린 당시 78.2로 떨어졌다. 이후 지난해 12월 90.5까지 반등했으나 지난 1월 78.8로 떨어지더니 2월에는 역대 최저치(2015년 2월 76.6)를 갈아치웠다.

반대로 집에서 소비하는 금액만 따진 '가계동향'의 주류 소비 지출은 지난해 월평균 1만2천109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경기가 나쁘다 보니 주점을 찾기보다는 식당에서 반주를 하거나 집에서 간단히 술을 마시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달 일반 음식점(84.3)도 2011년 9월 83.9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았다. 의복'섬유제품 소매업 생산지수는 73.1로 작년 8월(65.9) 이후 가장 낮았다. 학원 서비스업 생산지수 역시 81.9로 전월 대비 4.4% 하락해 2013년 11월(1.3%) 이후 2년 3개월째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부진에 빠진 업종 중 음식점, 주점업, 옷가게 등은 자영업 비중이 높은 업종이다. 대구는 특히 자영업 비중이 높은 만큼 체감 불경기가 더욱 심각할 전망이다.

지난해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발표에 따르면 2013년 기준 대구의 자영업체 수는 17만 개로 2010년 이후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같은 시기 자영업체의 고용 비중은 38.1%로 강원(38.5%) 다음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대구 사업체 가운데 자영업체가 매출액 및 부가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1.7%, 23.5%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주현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경기가 안 좋을수록 서비스업과 같은 내수 업종이 안 좋아지고 그중에서도 채산성이 좋지 못한 자영업자들이 특히 더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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