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연 잡설(Job說] 영화가 된 대구産 연극

영화 '그래서 그렇게 그렇지만'-연극 '행복한가(家)'

연극
연극 '행복한가(家)' 공연 장면. 매일신문 DB

대구산 연극이 대구산 영화로 재탄생한다. 대구의 극단 시소가 제작해 지난해 제27회 거창국제연극제에서 국내 부문 대상 및 연출상을 수상한 '행복한가(家)'를, 대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태우 영화감독이 단편영화 '그래서 그렇게 그렇지만'으로 제작한다. 영화 촬영은 올해 6월 중 진행된다.

이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원작 연극의 극본을 쓰고 연출을 맡았던 안건우 연출가는 "평소 알고 지내던 유태우 감독에게 연극 극본을 보내줬고 유 감독이 다시 영화 시나리오로 썼다. 연극을 한 번 공연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로 개발하는 시도에 유 감독도 공감했다"고 했다. 유태우 감독은 "사실 100여 년 전 영화사 초기에도 연극을 영화로 만드는 작업을 했었다. 그런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취지도 있다"며 "내년에는 영화를 연극으로 만드는 작업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블랙코미디'를 표방하며 '돈'과 '가족'의 이야기를 다뤘던 원작 연극의 주제는 영화에 그대로 이어진다. 대신 각색을 통해 영화는 영상이 늘어나는 만큼 대사량이 연극의 3분의 1 정도로 줄어든다. 출연진 역시 바뀐다. 그런데 원작 연극에 출연했으면서 영화에도 같은 배역으로 다시 출연하는 배우가 한 명 있다. 원작에서 엄마 역할을 맡았던 최영주 배우다. 안건우 연출가는 "연극의 엄마 역할은 특히 애정이 가는 배역이고 극 중 가족을 이끄는 중요한 존재"라며 "같은 배우가 연극과 영화에서 어떻게 같고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지가 감상의 묘미가 될 것"이라고 했다. 최영주 배우는 영화에서는 이름을 얻어 미숙 역을 맡는다. 또 태수 역 홍승일, 유미 역 방은정, 성태 역 허성태, 병태 역 박지수 등의 배우가 출연한다.

영화의 목표는 연극과의 '윈윈'이다. 영화를 계기로 연극이, 다시 연극을 계기로 영화가, 관객들에게 거듭 다가가며 콘텐츠로서의 생명력을 함께 키워나가는 것이다. 최영주 배우는 "영화와 연극의 상호 재창작은 영화와 연극이 대중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는 시도 그 자체로 의미 있다"고 했다. 안건우 연출가는 "연극 '행복한가'와 영화 '그래서 그렇게 그렇지만'의 배우 및 제작진 모두 이번에 의미 있는 경험을 하고 예술 활동에 신선한 에너지를 얻었으면 한다"고 했다. 유태우 감독은 "영화를 완성하면 국내와 국외를 가리지 않고 여러 영화제에 출품할 계획"이라고 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