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들만 낳다보니… 사라진 5월의 신부

경북 결혼적령기 여성보다 남성이 2만8396명 많아

아들 많은 집안에 '결혼 재앙'이 닥쳤다. 198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20여 년간 이어진 출생 성비 불균형으로 결혼 적령기에 진입하는 아들들이 앞으로 20여 년간 '신붓감 부족 사태'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여아 100명 대비 정상적인 남아의 출생 수는 103∼107로, 110이 넘어가면 심각한 출생 성비 불균형으로 본다. 국가통계포털 자료를 분석한 결과, 0~4세 기준 경북의 출생 성비는 1986년부터 2005년까지 무려 20년간 110을 초과했다.

심각한 출생 성비 불균형은 1990년 발생했다. 당시 0(1990년생)~4세(1986년생)의 경북 남아는 10만1천707명으로 여아(8만3천599명)보다 1만8천108명이나 많았다. 출생 성비가 무려 121.66에 이르러, 1985년(109.00)보다 12.66이나 증가했다. 1985년부터 태아 초음파 검사가 보편화, 아들 골라 낳기가 성행하면서 전국적으로도 0~4세 기준 전국 평균 출생 성비는 1985년 108.03에서 1990년 111.20, 1995년 113.40으로 치솟았다.

남아 선호 사상이 뿌리 깊은 경북은 출생 성비 불균형이 가장 심각했다. 출생 성비가 110 아래로 떨어지기까지 20년이나 걸렸다. 경북의 0~4세 출생 성비는 1995년 121.30, 2000년 113.49, 2005년 111.47에서 2010년에야 107.10으로 떨어졌다.

아들 골라 낳기 시대에 태어난 남성이 결혼 적령기에 진입하면서 신부 구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올해 3월 기준 국가통계포털의 주민등록 인구 현황을 통해 통상 결혼 비중이 가장 높은 연령층의 남녀(남성 28~35세, 여성 26~33세) 비율을 보면, 1981~1988년생 경북 남성(13만7천710명)은 1983~1990년생 경북 여성(10만9천314명)보다 2만8천396명이나 많다. 성비가 무려 125.98이었다. 경북 총각 4명 중 1명은 신붓감을 구할 수 없다는 의미다.

전국적으로도 1981~1988년생 남성(292만 명)이 1983~1990년생 여성(255만 명)보다 14.5%(37만 명)나 많아 총각 6명 중 1명꼴로 짝을 구하지 못한다. 1995~2000년생 딸이 신붓감으로 등장하는 2020년대 중반 이후엔 총각이 20%까지 남아돌 전망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중국'베트남 외국인 신부도 갈수록 줄어 사상 최악의 결혼 대란이 불가피하며 인구 절벽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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