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가습기 살균제' 파문을 일으킨 옥시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 중인 가운데 대형마트들이 판촉 행사를 벌이면서 옥시 제품을 대거 포함시켜 빈축을 사고 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최근 1주일간 옥시를 포함한 주요 생활용품을 할인 판매하는 판촉 행사를 진행했다. 이마트도 지난달 27일까지 3주간 넘게 계속된 봄맞이 할인행사에 옥시크린과 물먹는 하마 등 옥시 주요 제품을 포함시켜 지탄을 받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 파문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준 사건이다. 지금까지 모두 103명(정부 집계 기준)이 목숨을 잃었다. 살균제 외에도 위생'세탁용품 등 125개 제품을 시판 중인 옥시레킷벤키저는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내면서 주요 가해 업체로 지목돼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도 옥시의 영업을 적극적으로 도운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올랐다.
현재 검찰이 수사를 진행하면서 옥시가 국내 소비자를 속여온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그런데도 대형마트들이 반성은커녕 무분별하게 옥시 제품 판촉 행사를 열고 홍보에 나선 것은 국민 안전에 대한 불감증을 넘어 소비자를 우롱하는 처사다. 이익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이는 용서받을 수 없는 행위다. 더욱이 이익이라면 무엇이든 하는 천박한 기업 속성을 재차 소비자에게 확인시켜준 꼴이다.
옥시는 인체에 해로운 성분이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한 것도 모자라 잘못을 숨기고 책임도 회피해온 기업이다. 이 때문에 가습기 살균제뿐 아니라 다른 옥시 제품에 대한 신뢰가 크게 떨어져 소비자들 사이에 '옥시 기피 현상'이 날로 커지고 있다. 이런 소비자 정서와 불매운동을 뻔히 알면서도 대형마트가 옥시 판촉에 앞장선 것은 또 한 번 소비자를 기만하는 짓이다.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자 1일 대형마트들은 "신중하지 못했다"는 해명과 함께 앞으로 판촉 행사에 옥시 제품을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난 게 아니다. 대형마트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되찾으려면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윤리 경영 등 진정성 있는 노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면피성 해명만 내놓고 어물쩍 넘기려 한다면 대형마트도 소비자의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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