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2학년이 치르는 2018학년도 대입에서는 수시모집으로 전체 정원의 73.7%를 선발한다. 수시 선발이 처음으로 70%대를 돌파한 것으로, 이제 대학 입시는 학생부전형 시대로 굳어짐을 의미한다.
일부 입시업계에서는 수험생들이 수능'내신'비교과'면접 준비 등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어 부담을 가중시키고,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한다. 시민단체들은 학생부 전형 확대로 교육 양극화와 사교육 의존이 심화된다며 제도 개선을 요구한다.
하지만 전형 제도의 옳고 그름을 떠나 입시를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선택과 집중이 분명해졌다. 따라서 2018학년도 대입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수시에 무게 중심을 두고, 실패했을 때 정시에 도전한다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본지는 대구경북 학교 현장에서 활동하는 매일신문 학습진로코칭 멘토단 교사들의 의견을 통해 수험생 입장에서의 준비와 학교 단위에서는 어떠한 대책을 마련할지를 짚어 봤다.
◆영어 절대평가'학생부종합전형 확대 대비는?
2018학년도부터 절대평가로 전환되는 수능 영어 영역은 대학별로 다양하게 반영한다. 수시모집에서 113개, 정시모집에서는 39개 학교가 최저학력기준으로 활용한다. 또 정시모집에서 188개 학교는 비율로 반영하고 19개 학교는 가점이나 감점을 주는 방식으로 활용한다.
2016학년도 수능을 기준으로 살펴볼 때 영어 2등급 이내가 6만9천905명(11%)에서 절대평가 전환 시 14만4천984명(80점 이상)으로 2.1배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수능 영어 과목 비중 축소는 맞지만 현실적으로 1등급을 받지 못하면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기가 어렵게 된다. 영어에 자신이 있는 학생이 자칫 소홀히 하다간 낭패를 볼 수 있어, 일정 성적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이과 모두 영어 변별력 약화로 수학 영역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졌다.
또 학생부종합전형 확대에 따라 수험생들은 내신의 중요성과 함께 자신의 진로와 연관된 비교과 활동에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학생부전형이 학교 생활을 얼마나 충실하게 했는지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수업 및 동아리'독서'봉사 활동, 심층 면접 등에 힘써야 한다. 이러한 전방위적인 학생부 준비가 수험생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교육 양극화와 사교육 심화 등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측면이다.
하지만 교사들은 "이럴수록 학생들이 진학할 대학과 학과를 빨리 결정하여 맞춤식 진학 준비를 하라"고 조언한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도 좋지만 전공적성과 관련한 동아리'봉사'독서'직업체험을 선택적으로 집중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학생들이 많은 부담을 가지고 있는 소논문, 심화교과 학습 등은 굳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대학 입학사정관들의 일반적인 인식이다, 학교에서 제공하는 교과 수업과 비교과 프로그램에만 성실하고 주도적으로 참여해도 학생부전형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수 있다.
학생부전형에 가장 적합한 학교 생활의 방향은 수업에서 생기는 궁금증이나 흥미를 독서와 동아리 활동을 통해 해결하거나 심화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학생부 비교과 준비는 수업에서 확장된 기록이 얼마나 체계적으로 축적되느냐에 달렸다.
◆수험생 불안'부담 해소는 결국 학교의 몫이다
학생부전형에 대비하는 학교의 입장에선 기본적인 학업 능력을 향상시키면서 다양한 교내 활동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현장의 교사들은 다양한 교내 활동이 학업 능력 향상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고민이라고 말한다. 학생활동 중심의 수업을 하자니 학업이 걱정이고, 수능 중심의 수업을 하자니 학생부가 부실할까 봐 걱정이라는 것이다.
이제 대부분의 학교가 학생부전형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기에 동아리, 창의적체험활동 등 다양한 비교과 활동을 늘리고 있다. 그렇다 보니 학생부 내용이 많아짐과 동시에 비슷비슷한 기록들이 많아졌다. 최근 대학에서도 이러한 학생부 평준화로 변별력 확보가 어렵다는 말을 한다.
그래서 학생 개개인의 학업 역량 우수성과 전공적합성이 학생부에 잘 드러나도록 작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학생부에 개인적 특성이 잘 드러나기 위해서는 교과를 바탕으로 하는 학생부 항목이 유기적으로 잘 결합되고, 개인 스토리가 드러나도록 비교과를 운영해야 한다.
교사들은 "앞으로 학생부전형의 성패는 학교가 학생의 자기주도성과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수업을 하느냐에 달렸다"면서 "학교가 학생부전형에 적합한 교육과정 편성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진로집중형 교육과정'수준별 교육과정 등 편성을 다양화하여,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 방향에 맞추어 수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
아울러 학교의 다양한 활동을 프로파일로 체계화하여 대학에 학교 소개를 하고,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도록 지도 독려도 필수적이라고 했다.
또 교사들은 "수행평가와 서술형평가의 반영 비중을 늘려야 한다"면서 "수행평가 비중이 늘면 학생참여형 수업이 빠르게 확산될 수 있고, 자연스럽게 교실 수업 개선이 이루어진다"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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