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이번 주부터 문제의 제품인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을 판매한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임직원들을 본격 소환 조사한다. 또 옥시가 지난 10년간 판매한 제품 전체를 대상으로 '전수조사' 개념으로 수사해 추가 피해 사례'대상을 추적한다.
2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형사2부장 이철희)은 제품 개발'제조 부문의 수사를 일단락하고 이번 주부터 판매 부문 관련자들을 출석시켜 조사할 방침이다. 수사의 초점은 옥시 측이 제품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서도 별다른 조치 없이 판매를 지속했는지 여부다.
옥시 측은 2001년 초 독성 화학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함유된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후 호흡 곤란 등 부작용을 호소하는 항의성 민원이 지속적으로 전달됐지만 옥시는 사실상 이를 무시하고 정부 당국이 폐 손상 사망 등과의 인과관계를 확인해 회수 조치를 한 2011년 중반까지 제품을 계속 판매했다. 옥시 측이 약 10년간 판매한 제품 수는 453만 개에 달한다. 정부가 폐 손상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한 221명 가운데 178명이 옥시 제품 이용자다. 사망자도 90명 중 70명으로 가장 많다.
검찰은 이번 주 중 판매 담당 실무자들을 불러 사실 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신현우(68) 전 대표에 이어 2005년 6월부터 2010년 5월까지 옥시 최고경영자를 지낸 미국인 리존청(48)과 이후 2012년 10월까지 옥시 경영을 책임진 인도 국적 거라브 제인(47) 등을 소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제품의 부작용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서도 제품 회수나 판매 중단 등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업무상 과실치사 또는 과실치상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검찰은 그동안 수사를 통해 신 전 대표와 함께 옥시의 의뢰를 받아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제품을 제조한 한빛화학 대표 정모 씨 등 2명을 제품 개발'제조부문의 주요 책임자로 압축했다.
검찰은 현재 영국 본사에 제품 개발'제조의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품이 처음 개발된 시점이 2000년 10월로 영국 레킷벤키저가 옥시를 인수하기 전인 점 등이 고려됐다. 다만 옥시 측이 장기간의 제품 판매 과정에서 영국 본사에 부작용 관련 사항을 보고하고 그에 따른 지시를 받은 것으로 확인될 경우 영국 본사로의 수사 확대가 이뤄질 수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각종 증거 인멸'은폐 행위에 영국 본사가 어디까지 개입했는지도 검찰이 확인해야 할 사안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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