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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6차 산업화의 본고장 경북] <8>의성마늘, 6차 산업 도약

단순 양념→흑마늘·장아찌·환 건강식품…마늘 '달콤' 변신

매년 7월 중순이면 전통시장인 의성읍 마늘시장에 전국의 상인들과 대도시 소비자들이 몰려와 의성마늘을 구입해 간다. 매일신문 DB
'의성농산영농조합법인' 유명진 대표가 '의성흑마늘진액'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왼쪽) '지당들' 박희태 대표가 의성마늘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오른쪽) 이희대 기자
매년 7월 중순이면 전통시장인 의성읍 마늘시장에 전국의 상인들과 대도시 소비자들이 몰려와 의성마늘을 구입해 간다. 매일신문 DB

의성마늘은 이름 그대로 '대한민국 최고의 마늘'이다. 전국의 소비자와 소비자단체 또한 의성마늘을 전국 최고로 손꼽는 데 이견이 없다.

마늘이 본격적으로 출하되는 시기가 되면 햇마늘을 사려는 외지인들로 의성의 장터가 꼭두새벽부터 붐빌 정도다. 게다가 의성의 어지간한 마늘 농가치고 해마다 의성마늘을 사가는 외지인 연락처 하나쯤 갖고 있지 않은 이도 드물다.

의성마늘은 이제 김치와 불고기 등의 주요 재료인 양념류에서 벗어나 흑마늘진액, 통흑마늘, 흑마늘환, 마늘 장아찌, 마늘종 장아찌 등 건강식품과 우리 식탁의 주요 먹거리로 변신하고 있다.

이는 의성마늘이 양념류는 물론 가공식품을 통한 6차 산업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증표다. 의성마늘이 6차 산업으로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자 의성마늘 6차 산업의 현장을 돌아봤다.

◆유명진 '의성농산영농조합법인' 대표

"온라인으로 승부한 게 적중했습니다. 앞으로 오프라인에서도 홍보를 강화해 의성 흑마늘이 수년 전과 같은 황금기를 다시 맞을 수 있도록 고품질 제품을 생산해 승부를 걸겠습니다."

유명진 '의성농산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요즘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시간을 절반으로 쪼개 활동해도 모자랄 판이다.

올해부터 의성마늘 6차 산업이 시작돼 단촌면에 흑마늘 가공공장을 증설하는데다 체험관 건립 문제, 각종 심포지엄 참석, 제품 연구를 위한 연구원과의 미팅 등이 시간대별로 짜여 있다. 유 대표는 올 한 해가 굉장히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의성마늘 6차 산업이 시작되는 원년을 맞아 완벽한 준비로 최대의 성과를 얻으려면 출발이 중요하다는 게 유 대표의 생각이다.

그동안 온라인 쇼핑몰에만 의존했던 흑마늘 제품 판매를 오프라인으로 쪽으로 대폭 확대하고 체험 관광을 가미해 경북의 6차 산업 중심 지역으로 발전시킨다는 것이 유 대표가 마음속에 그리는 포부다.

이를 위해 단촌면 5번 국도와 상주∼영덕 고속도로가 교차하는 북의성IC 인근에 의성농산영조합법인의 흑마늘 가공공장을 증설하고 체험관을 건립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지리적으로 교통이 원활하고, 접근성이 좋은 곳이 홍보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아울러 유기농 흑마늘진액과 유기농 통흑마늘 생산을 확대하고, 일반 흑마늘 제품의 고급화를 위해 의성 토종마늘을 생산하는 조합원들에게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의성흑마늘 제품이 전국적인 먹을거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유 대표는 "의성흑마늘 제품 외에도 산수유, 흑도라지, 양파, 홍화 등의 제품도 생산하고 있다"며 기억해 줄 것을 당부했다.

유 대표는 "식품 관련 규정이 너무 많아 애로사항이 적지 않다. 의성흑마늘진액과 통흑마늘에 대한 우수성을 과학적으로 입증시킬 자료가 부족한 현실에서 이에 대한 연구 개발이 시급하다"며 "의성에 '마늘전문연구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당들' 박희태 대표

"'지당들'에 체험 오는 관광객들과 유기농 교육생들은 '지당들이 한 폭의 그림'이라는 말들을 하지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것이 하나의 관광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박희태(47)'이정하(43) 씨 부부가 운영하는 '지당들'은 의성에서도 오지인 춘산면 효선2리에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집 뜰에 들어서면 오지라는 느낌보다는 '자연 속 먹을거리의 산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집 앞의 지당들에는 수확을 50일 정도 앞둔 녹색의 '의성 토종마늘'이 봄바람에 잎을 흔들고 있고, 꿀벌은 사과꽃과 야생의 이름 모를 꽃들에서 가득 채운 꿀을 가지고 집으로 날아든다.

박 씨 부부는 마늘종을 뽑는 5월 중순이 일 년 중 가장 바쁜 시기다.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과 부산, 대구 등지의 관광객들이 방문하면 마늘이 커가는 과정들을 영상으로 보여주고, 의성마늘의 효능을 홍보한다.

또 관광객들이 직접 마늘밭에서 마늘종을 수확하게 하고, 수확한 마늘종으로 갖가지 요리 경연을 한다. 마지막으로 마늘종 장아찌 담기 체험 등을 통해 의성마늘의 모든 것을 체험하고 귀가한다. 물론 체험으로 마늘종 장아찌 담근 것은 각자 귀가 때 집에 가져간다. 이 모든 체험들은 도시민 특히 소비자들이 의성마늘이 어떤 농산물인지를 깊이 있게 알고 백화점 등지에서 구매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지당들에서 6차 산업으로 생산하는 유기 가공품은 유기농 마늘 장아찌와 유기농 마늘종 장아찌다.

일반 가공품은 마늘말랭이와 감말랭이, 장아찌 등이다. 이들 가공품은 7월부터 백화점에서 30%, 우리농생협 30%, 나머지 40%는 인터넷과 농장에서 직접 판매한다.

이 외에도 사곡숲실감을 떫은 맛을 없앤 달삽감으로 가공해 상품화한 감말랭이, 감말랭이 장아찌, 지당들 벌꿀 등은 도시민들에게 인기다. 특히 박 씨 부부가 사곡숲실감 특유의 떫은맛이 없도록 개발한 달삽감은 특허 등록돼 있다.

박희태 지당들 대표는 춘산면 효선2리에서 태어나 대구대학교 농대 원예과를 다닌 것 외에는 한 번도 농촌을 떠난 적이 없다.

그동안 마늘 농사 등을 지으면서 의성마늘 명인 1호를 받았고, 대구경북 유기농 전체 1호, 농촌진흥청이 주관한 농업인가공경진대회에서 유기농 마늘 장아찌로 전국 대상을 받기도 했다.

박희태 지당들 대표는 "6차 산업이 생산 가공까지는 가능하지만, 3차 산업인 서비스와 판매를 같이 하기에는 제반 규칙이 너무 많다. 특히 체험객들에게 식사를 제공할 경우, 식당 허가를 받지 않아 계산서를 발행할 수 없고, 어린이 체험객들에게는 보험 가입이 필수지만, 보험 가입이 어려운 점이 있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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