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는 오랜 전통을 지닌 어린이 미술대회가 많이 있다. 사라진 미술대회도 있지만, 기업이나 관공서에서 꾸준히 사회활동의 하나로 진행하고 있는 미술대회가 많다. 매일신문도 올해로 25회째를 맞는 미술대전을 진행하고 있다. 기업이나 관공서의 이미지 제고 및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미술을 소재로 일반인에게 직접 다가가는 좋은 활동으로 생각된다.
가끔 어린이 미술대회에 심사를 하러 갈 때가 있다. 예전에 어릴 때 참가했던 미술대회에도 심사를 간 적이 있다. 참으로 감회가 남달랐다. 어릴 때 느꼈던 꿈이 다시 새록새록 살아나는 순간이었다. 수년간 심사를 해본 결과, 내가 어렸을 때와 비교하면 상상도 안 될 정도로 해마다 전체적인 수준이 높아져 심사가 힘들 정도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어린이 미술대회 출품작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요즘 사회적인 문제로 여겨지는 어린이들의 수적 감소가 피부로 와 닿는다. 또한 경기한파로 인해 사교육비 지출 중 예체능 교육이 가장 먼저 희생양이 되고 있는 현실도 드러난다.
그래서 미래의 예술가를 꿈꾸는 어린이들이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며, 예술적 감각이 뛰어난 어린이들이 획일적인 교육의 틀로 들어갈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많다. 혹자는 미술학원에 대해 회의론적인 비판을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교육 현실을 고려해 볼 때, 어린이들이 미술을 제대로 접하고 자기표현을 할 수 있는 공간의 역할을 미술학원이 대신해 주고 있음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어린이들은 무한한 가능성과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가진 능력을 잘 활용해 나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고, 상상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질문을 보다 쉽게 하고, 인정 및 반응해 주며 어린이들이 지적 호기심과 창의적 표현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굳이 선진국의 미술교육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우리 미술교육의 문제점이 어디에 있는지는 모두들 알고 있다. 어린이 미술 수업은 창의력 계발, 성적을 높이는 수단, 대회에서 상을 타는 능력을 개발하는 것을 의도로 하는 교육이 아니다. 또한 단순히 그리는 기술을 가르치는 교육도 아니다. 지극히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이루어지는 어린이의 표현활동이 생활의 일부분이어야 하며, 자기가 주체가 되어 자연과 사물 등의 객체와 서로 잘 어울리는 아름다움을 찾아내도록 만드는, 어떤 단순함을 견지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어린이들에게 '생각하며 표현한다'는 미술의 본질을 찾아 주어야 바로 그곳에서 지적 호기심과 창의력이 따라온다. 이런 미술교육을 받으며 자란 어린이는 올바른 인성과 다양한 교양을 갖춘 창의적 인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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