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반고리관 속 이석 제자리로 돌려놔야
◆움직일 때만 어지러우면 - 이석증 의심
어지럼증은 흔한 증상이다. 성인 10명 중 1명은 어지럼 때문에 고통을 겪는다. 그러나 어지럼증은 흔한 만큼 까다롭고 어려운 증상이다. 어지럼증을 동반하는 증상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질환만 이석증, 메니에르병, 뇌간경색, 자율신경계 결함, 편두통, 불안장애, 우울증, 기립성 저혈압, 부정맥, 저혈당 등 셀 수 없을 정도다. 따라서 어지럼증이 일어난 원인을 알려면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어지럼증이 발생했는지 자세하게 따져봐야 한다.
A(43'여) 씨는 사흘 전부터 갑자기 어지럼증을 느꼈다. 아침에 일어나 몸을 일으키자 갑자기 눈앞이 팽 도는 느낌이 들었던 것. 가만히 있을 때는 가라앉았다가 몸을 눕히거나 일으키면 땅이 푹 꺼지는 것처럼 어지러운 증상이 반복됐다. 참다못해 병원을 찾은 A씨는 '이석증'으로 인한 '양성돌발성체위성현훈' 증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석증은 귓속에서 중력을 감지하는 역할을 하는 이석이 평형기관인 세반고리관으로 들어가면서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세반고리관은 머리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눈과 머리의 움직임을 조화롭게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이석이 세반고리관 안으로 들어가면 움직일 때마다 이석이 굴러다니며 세반고리관을 자극하고 비정상적인 눈의 떨림과 어지럼증을 유발한다.
이석증은 볼록렌즈가 달린 특수 안경인 '프렌젤'을 통해 눈의 떨림 증상을 관찰하거나 비디오-안진기를 이용해 눈의 움직임을 분석, 확인해 진단한다. 치료는 이석을 본래 자리로 돌려놓는 '이석정복술'로 치료한다.
◇눈 떨림 여부로 판단 뇌졸중 가능성도 커
◆가만히 있어도 어지럽다면 - 급성자발현훈
평소 고혈압과 고지혈증을 앓고 있던 직장인 B(57) 씨는 얼마 전 회의 도중 극심한 어지러움과 메스꺼움, 두통을 느꼈다. 아무리 쉬어도 어지럼증은 도무지 가시질 않았고, 잠시 걸으려고 해도 술에 취한 사람처럼 비틀거렸다. B씨가 겪은 증상은 '급성자발현훈'이다.
이석증과 달리 자세를 바꾸거나 휴식을 취해도 호전되지 않고 제대로 걷지 못하는 게 특징이다. 급성자발현훈의 원인은 귓속 전정신경에 염증이 생기는 전정신경염이나 후뇌동맥 순환계에 이상이 발생하는 소뇌'일부 뇌간 경색 등이 대표적인 원인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가만히 있어도 눈이 떨리고 있는지(자발안진) 여부와 특정 방향으로 눈을 움직일 때 눈 떨림의 방향이 바뀌는지(주시유발안진) 등을 검사한다. 머리를 빠르게 돌릴 때 눈의 운동 반사가 잘 이뤄지는지(두부충동검사)와 서 있거나 걸을 때 자세균형검사도 한다. 만약 귓병이 아니라 소뇌나 뇌간의 뇌졸중일 가능성이 크면 정밀 검사와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속 울렁거리고 구토 불빛'소음에 더 심해
◆편두통도 어지럼증 유발
한쪽 머리가 욱신욱신 아프면서 갑자기 어질어질하다면 편두통성 어지럼증을 의심해야 한다. 편두통 환자 중 절반가량은 두통과 함께 어지럼증을 동반한다. 두통이 생겼을 때 속이 울렁거리거나 토하고, 밝고 현란한 불빛을 보거나 시끄러운 소리를 들었을 때 두통이 더 심해졌다면 편두통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편두통은 두통의 빈도나 지속 시간 등에 따라 종합적으로 진단한다. 두통은 대부분 긴장성 두통으로 두피에 분포하는 근육이 지속적으로 수축하면서 발생한다.
김성희 칠곡경북대병원 뇌신경센터 교수는 "긴장성 두통에 쓰이는 일반 진통제는 편두통 환자에게 잘 듣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움말 김성희 칠곡경북대병원 뇌신경센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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