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하 20℃에 열대작물 재배 노하우 뭘까' 내륙 안동 견학

제주 서귀포산업과학고 학생 87명 와룡면 파파야 농장 찾아

지난달 27일 오전 제주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학생들이
지난달 27일 오전 제주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학생들이 '안동 파파야농장'을 견학했다. 학생들은 제주에서도 쉽게 볼 수 없었던 열대작물을 보며 놀라워했다. 전종훈 기자

"안동에서 파파야를 키운다고?"

우리나라 열대 과일의 주산지인 제주도 고등학생들이 열대 과일 재배 견학 차 안동을 방문했다.

지난달 27일 오전 제주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2, 3학년 학생 87명과 교사 등이 안동시 와룡면 '안동 파파야 농장'을 찾았다. 원예와 조경 등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이곳을 찾은 목적은 영하 20℃까지 떨어지는 혹한에도 열대식물을 재배'생산하는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서다. 제주도에서는 귤을 제외한 열대작물 재배가 쇠퇴 일로를 걷다 최근 국내산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열대작물도 그 영향을 받아 다시 붐이 일고 있기 때문.

이날 황순곤(53) 안동 파파야농장 대표는 앞으로 몇 년 안에 재배'유통 등에 진출할 학생들에게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 등을 교육했다.

황 대표는 "1'2'3차 산업이 자연스럽게 확장 발전해야 한다"며 "농작물을 그냥 팔기보다 화분에 담아서 팔면 판로가 더 좋고, 작물도 희소한 열대작물이라면 더 큰 수익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들이 안 하는 것을 찾고 시도하다 보면 항상 그다음을 생각하게 된다. 농업분야에서 그렇게 추진하다 보니 6차 산업을 자연스럽게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농장을 처음 시작할 때 주로 열대 과일을 생산해 납품하는 1차 산업을 추진하다가 잎 등을 말리거나 가공해 판매하는 2차 산업으로 진화했고, 지금은 그 모든 것을 교육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농장을 찾는 사람들에게 정보'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3차 사업으로까지 확장했다.

이날 학생들이 가장 궁금해했던 것이 열대식물을 재배하려면 높은 온도를 유지해야 하는데 그 비용이 얼마나 드느냐였다.

황 대표는 "지난 11월 중순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 동안 400만원의 난방비가 들었다. 한 달에 80만원 정도였다. 전기를 이용해 최저 15도 이상 유지하는데 바나나 달린 화분 하나가 50만원 정도 하니 한 달에 두 개만 팔면 되는 일이다. 부담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농장 이곳저곳을 돌며 직접 만지고 냄새도 맡아보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견학 내내 황 대표의 말을 귀담아듣고 수첩에 빼곡히 적는 학생도 있었다.

김형민(17'제주 서귀포산업과학고 2학년 원예전공) 군은 "제주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열대작물이 안동에서 재배돼 신기했다"며 "재배조건이 더 좋은 제주에서 이런 노하우를 적용한다면 더 큰 시너지 효과가 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동호 제주 서귀포산업과학고 교사는 "내륙에서 특이하게 열대작물을 재배한다고 해서 일부러 찾아온 것"이라며 "제주에서도 난방비에 대한 고민이 큰데 이곳에서 좋은 정보를 얻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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