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강우문 화백 1주년 15일까지 특별 회고전

수성아트피아'동원화랑서

강우문 작
강우문 작 '지게 목발 춤'

지난해 타계한 고(故) 강우문 화백의 특별 회고전이 마련됐다. 강 화백의 1주기를 맞아 열리는 이번 회고전은 수성아트피아와 동원화랑에서 동시에 진행되며 총 70여 점의 작품이 소개된다.

1923년 대구에서 태어난 강 화백은 8'15 광복 이후 대구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대한민국 국전 추천작가'초대작가로 명성을 날렸고, 구상미술 흐름에 큰 족적을 남겼다. 1982년부터 1988년까지 경북대 예술대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후진 양성에도 기여했다.

강 화백은 한국적인 정서와 색채를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의 변화를 모색하는 데 여생을 바쳤다. 풍경, 정물, 인물화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작업했으나 칠순을 넘긴 1990년대 중반부터 전통적인 풍습에 천착하면서 독특한 화풍을 만들어갔다. 그림 속에는 꾸미지 않은 서민들의 삶에서 스스럼없이 묻어나고 풍겨나는 전통민속춤이 테마로 등장한다. 하얀 치마'저고리'바지 등 흰옷 일색으로 덩실덩실 신명나게 춤사위를 펼치는 그의 작품 속 민중들 모습은 밝고 희망적인 표정들로 묘사되었고, 한편으로는 고단한 삶과 고통을 춤으로 승화시키려는 해학적 표현이 덧씌워져 보이기도 한다. 그저 평범한 바지'저고리나 무명치마'저고리 차림에다 머리에는 수건을 동여매고 신명나게 춤을 추며 들떠 있는 농민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은 인생의 간난(艱難)을 참고 버텨온 민초들이었다.

생전 강 화백은 민속춤을 테마로 삼은 동기에 대해 "유화라는 매체는 본디 유럽에서 시작된 것이라 우리가 아무리 잘 그린다고 해도 서구인들의 역사적 깊이만큼은 못 따라가기 때문에 뭔가 차별화된 소재를 찾지 않으면 모작밖에 안 된단 말이지. 해서 문득 순수하게 우리 것을 한번 그려보자는 생각이 들었다"며 "농민들이 고된 농사일을 하면서도 때때로 마을 어귀에 삼삼오오 모여 절로 신명나게 어깨를 들썩이는 춤사위와 해학이 넘치는 웃음과 즐거움… 뭐, 그런 것들을 화폭에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성아트피아 이미애 전시기획팀장은 "강 화백의 작품 속에 구현된 '춤추는 백의민족'은 바로 고단한 삶을 치열하게 살아가면서도 다양한 개성과 춤사위의 파격, 무정형 속의 통일성 등으로 한결 여유로움을 주는 민초들의 자화상이자 옛것을 그리워하는 작가의 모습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15일(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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