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은 창간 70주년을 맞아 1955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60년을 맞은 어린이 사진전 역대 수상작들을 지면에 소개합니다. 세월을 따라 변화해온 수상 사진 작품들을 통해 우리 국민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좌표를 확인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뻥이오" 할 때면 동네 꼬마들 이랬죠
아, 오월이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흥얼거려 보는 노래가 있다.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 5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어린이의 밝고 맑은 기상이 넘치는 발랄한 노래이다. 어린이는 물론 어린이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의 애창곡이기도 하다. 윤석중 선생이 노랫말을 짓고 윤극영 선생이 곡을 붙였다.
우리나라에서 5월 5일을 '어린이날'이라는 이름으로 기념하기 시작한 것은 1923년으로 알려져 있다. 방정환 선생이 일본 동경에서 색동회를 조직하였는데, 이것이 어린이날 선언의 배경이 되었다. 그러나 이미 1921년부터 기미만세운동에 참여한 적이 있는 소년들의 민족의식을 배경으로 천도교 소년회가 어린이운동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에는 어린이날 행사와 어린이 관련 운동이 무산 아동의 해방론과 같은 항일적 성격의 운동으로 발전하면서 행사가 금지되는 등 탄압을 받았다.
1945년 광복 이후부터 다시 5월 5일을 '어린이날'로 정하였다. 1957년에는 어린이헌장이 선포되었고, 1958년에는 달성공원에 전국 최초로 어린이헌장비를 세웠으며, 1970년부터 공휴일로 지정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어린이들이 기뻐하는 것은 놀이시설이며 공원이며 체육관 같은 곳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선물 또한 푸짐해졌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어린이들이 간섭받지 않고 마음껏 뛰놀 수 있도록 하는 일이다.
1950년대 우리네 이야기다. 그때는 전쟁의 상처 위에서 다들 힘겹게 살았다. 봄이 되면 보릿고개를 넘기느라 먹고 입는 데 골몰하였다. 거리에는 부황이 들어 퉁퉁 부은 사람들이 숱하게 많았다. 또 아이들이 술 지게미로 끼니를 때우고 학교에 갔다가 '술을 먹었다'고 선생님에게 야단을 맞기도 하였다. 그런가 하면 얼굴에 마른버짐이 피어서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옷도 형들이 입던 것을 물려 받아서 입었다. 그러니 어울려 놀 만한 곳도, 마땅히 가지고 놀 것도 없었다.
마을 빈터에 뻥튀기 아저씨가 자리를 잡으면 우르르 몰려갔다. 뜨거운 화롯불을 밑에 놓고 튀기는 기구를 빙빙 돌리다가 열이 오르면 그물망으로 된 기다란 망태기를 붙들어 매었다. 아이들은 손으로 귀를 막고 눈을 감으며 한 발짝 물러섰다. 아저씨가 꼭 잠가 놓은 아가리를 쇠꼬챙이로 열어젖히면 '펑' 소리를 내며 터졌다. 흰 김이 물씬 피어올랐고, 아이들은 '앗 터졌다' 하며 소리를 질렀다. 그러고는 흩어진 부스러기를 얻어먹으며 낄낄거렸다.
수필가 김종욱
※1955년 소사
▷민주당(民主黨'Democratic Party) 창당=1955년 자유당의 사사오입 개헌을 계기로 민주 국민당의 보수파와 자유당 탈당파, 흥사단 등 반이승만 세력이 모여 9월 18일 창당했다.
▷대구여자상업고등학교 설립 인가=각 학년 2학급 전 6학급 편성. 초대 김상열 교장 취임. 대구여상은 이에 앞서 1953년 (재)난강학원 및 대구여자상업고등학관을 설립하고, 제1회 신입생을 받았다.
▷최초 국산차 시발 출시=㈜국제차량이 1955년 최초의 국산차인 '시발'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스티브 잡스 출생=잡스는 1955년 2월 24일 출생했으며, 휼렛팩커드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컴퓨터를 배웠고, 자기 집 창고에서 애플을 만들었다.
▷영암선 철도 개통=1955년 순수 우리 기술로 개영암선(영주∼철암) 철도가 개통되면서 기찻길은 봉화 사람들의 발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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