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 전국 어린이 사진전 60돌 기념 회고전](2회) 도봉준 작 '내꺼다'(1956년

밀고 당기고…장난감 서로 갖겠다고 아우성

도봉준 작 \
도봉준 작 \'내 꺼다\' (1956년)

장난감,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소품들을 이르는 말이다. 손자들의 성화에 못 이겨 한두 가지를 사다 준 적이 있다. 어쩌다 장난감 가게에 가보면 놀라게 된다. 종류가 다양하고 이름도 별에별 게 다 있다. 용도 또한 아이들이 가지고 놀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또 값을 물어보다가 어안이벙벙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도 한다. 정말 장난이 아니다.

아이들이 집에 오면 인사도 하지 않고 방으로 들어간다. 문을 안에서 걸어 잠그고 컴퓨터 앞에 앉아서 게임을 한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밥 먹으라는 말은 아예 들은 척도 않는다.

요즈음엔 추세가 조금 달라졌다. 장난감은 아빠가 가지고 놀고, 아이들은 태블릿이나 노트북 같은 전자제품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니 '아이나 조카를 핑계로 자신이 갖고 싶은 장난감을 구입한 적이 있다'는 응답자가 의외로 많았다. 하기야 자동차를 두고 부자들의 장난감이라고도 하지만. 키덜트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어른들이 장난감 구매의 실사용자로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1950년대 중반의 이야기다. 그 시절엔 아이들이 가지고 놀만 한 장난감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땅 따먹기나 줄넘기 같은 놀이를 하였고, 때로는 딱지치기나 비석치기 또는 자치기 같은 맨손으로 할 수 있는 놀이가 고작이었다. 이웃에 나무로 만들어서 바퀴가 달린 앉은뱅이 차 같은 것이라도 있으면 서로 타려고 아우성이었다. 밀고 당기다가 빼앗기면 '내꺼야' 하면서 울음보가 터지기도 하였다.

나의 어린 시절 이야기다. 어머니가 새 옷을 입혀주면서 말씀하셨다. "흙장난하지 말고, 빨래 만들지 마라." 또는 "조심해라. 흙 묻을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옷에 흙을 묻혀서 돌아오면 "애가 왜 그리 개궂하냐? 온몸에 흙투성일 해 갖고선…." 하며 나무라셨다. 아이들아, 장난꾸러기라도 좋으니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1956년 소사

▷1956년 4월 현충기념일 제정=매년 6월 6일을 현충기념일로 지정해 공휴일로 하고 기념행사를 가지도록 했다. 현충기념일은 1975년 12월, 현충일로 개칭했다.

▷"못 살겠다, 갈아보자"=1956년 정'부통령선거에서 야당이 내건 구호였다. 이에 대해 벽보 훼손과 같은 정치테러도 많았다.

▷국내 첫 TV 방송국(HLKZ) 개국=5월 12일 한국최초 TV 방송국 HLKZ-TV가 개국했다. 세계에서 15번째, 아시아에서는 필리핀, 일본, 태국에 이어 4번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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