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화학성 생활용품 못 믿겠다" 아로마·숯 등 '천연' 갈아타기

"쓰던 방향제·섬유유연제 다 내다버려"

직장인 장모(28'대구 대명동) 씨는 가습기 살균제의 피해 실태를 알게 된 지난달 이후 원룸에서 쓰다 남은 탈취제와 방향제, 섬유유연제, 헤어스프레이를 모두 버렸다. 김 씨는 "체내에 바로 흡수되는 가습기 살균제뿐만 아니라 생활공간에 두고 쓰는 모든 화학성 제품이 못 미덥다. 방향제는 천연 아로마 오일로, 섬유유연제와 탈취제는 각각 베이킹소다와 숯으로 대체했다"고 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분노한 소비자의 불신이 화학성 생활용품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옥시를 비롯한 문제 업체의 생활용품 불매운동에 적극 동참하는가 하면, 천연 생활용품으로 갈아타는 소비자도 급증했다.

8일 온라인 포털사이트와 카페, 블로그를 비롯한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화학성 생활용품의 대체재 정보를 공유하는 움직임이 활발했다. 페이스북에서 한 누리꾼은 "옥시의 섬유유연제, 탈취제, 제습제를 대체할 다른 회사 제품을 소개한다"며 "화학물질 생활용품 대신 식초, 베이킹소다, 구연산 등 천연성분을 활용하면 기존 세정제와 탈취제를 대체할 수 있다"는 글을 올렸다. 댓글난에는 "아이 방에 있던 가습기를 버리고 젖은 수건으로 습도를 조절하겠다"는 의견도 보였다.

유통업체에서도 화학성 생활용품의 매출이 급감하는 추세다. 이마트는 지난 4월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탈취제'방충제 매출이 각각 13%, 방향제는 10% 감소했다고 밝혔다. 롯데마트에서도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3일까지 탈취제 매출이 16.8%, 방향제가 15%, 섬유유연제가 14.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옥시 제품 판매를 줄이는 업체도 늘고 있다. 롯데마트와 이마트, 홈플러스는 매장에서 옥시 제품을 최소 수준만 진열'판매키로 했다. 온라인 소셜커머스인 쿠팡과 티몬도 지난 5일 자로 자사가 직접 매입했거나 입점업체가 판매하던 옥시 제품을 모두 판매 종료했다.

옥시 외에도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유발한 것으로 알려진 애경과 이마트 등의 책임 여부를 묻는 소비자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홈플러스 가습기 청정제), 롯데마트(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 코스트코(가습기 클린업), GS리테일(GS리테일PB), 다이소아성산업(다이소PB) 등도 피해 유발 혐의를 받고 있다.

대구경북소비자연맹 임경희 회장은 "지난 4일 전국 소비자단체가 각지 백화점'대형마트에 대해 옥시 제품 판매 중단 요청을 했음에도 7일까지 지역 내 많은 대형마트가 옥시 제품을 버젓이 판매하고 있었다. 모든 유통업체가 소비자의 안전한 생활을 보장하는 재빠른 대응에 나서주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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