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23개 시'군의회 의장들이 지난 6일 안동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제54회 경북도민체전 개회식에 포항'경산'안동시의회 의장을 빼고 단체로 불참했다. 이들은 앞서 이날 안동실내체육관에서의 경북도민체전 환영 모임에도 빠졌다. 경북도 주최 도민체전의 집단 불참 행동은 경북도가 시'군의회 의장들을 홀대한 데 따른 반발이 빚어낸 결과였다.
이번 불참은 이례적이다. 경북도가 의장협의회를 '도내 4대 기관'이라며 자주 강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살펴보면 경북 시'군의회 의장들의 모임인 경북 시'군의회의장협의회가 지난 4일 성주 모임에서 도민체전 불참을 결정한 원인은 여럿이다. 우선 지난 4월 울릉에서 처음 열린 전국 시'군'구의회의장협의회에 도지사는 물론 경북도 간부 누구도 얼굴을 내밀지 않았다. 보통 전국 협의회 회의 때는 개최지 광역단체장이나 광역단체 간부 방문은 의례적이지만 경북도는 외면했다. 전국 기초의회 수장을 초청한 경북 의장들의 불만과 섭섭함을 이해할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3월 10일 경북도청 신청사 개청식 때도 그랬다. 23개 시'군의회 의장을 대표하는 협의회장의 자리가 마련돼 있지 않았다. 당초 개청식 불참 계획을 접고 국가원수까지 참석하는 행사를 감안해 참석했음에도 말이다. 의장협의회가 "필요할 때는 '도내 4대 기관'이라며 치켜세우지만 초청돼 가보면 '꿔다 놓은 보릿자루 신세'였다"며 불만하는 까닭이다. 이런 목소리는 평소 자신들 목소리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데 대한 불편함도 작용했을 것이다. 의장협의회를 통한 시'군의회의 다양한 요청과 건의가 제대로 수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의장협의회 단체 행동은 경북도의 미숙한 행정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경북도는 도지사의 일거수일투족에는 적극적인 대외 홍보는 물론 의전에 각별한 신경을 쏟는다. 그러나 정작 경북도를 받치는 뿌리인 시'군 주민을 대표하는 의회 대표와 이들 모임에 무관심했거나 소홀했음이 분명하다. 이는 곧 시'군민에 대한 홀대와 무시라는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 의전을 떠나 이들 기초의회에 대한 경북도의 보다 성숙된 자세 정립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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