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이른바 '김영란법' 시행령안이 9일 입법 예고되면서 공직사회가 환영과 우려의 엇갈린 반응 속에 술렁이고 있다.
시행령안 입법 예고 소식을 들은 공무원들 사이에선 일단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대구시 한 부이사관은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공무원들이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금까진 3만원짜리 식사를 얻어먹더라도 공직자윤리강령 측면에서 도덕적인 비난을 받는 정도였지만 이젠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대외'대민 활동에서 소극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공무원들의 행정에 대한 적극성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영주시청 한 사무관은 "시골에서도 한정식의 경우 3만원인데 서울 등 대도시는 오죽하겠느냐"며 "현실성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경북경찰청 소속 한 경찰관도 "김영란법을 찬성하지만 금액이 현실에 맞지 않다"며 "식사비나 경조사비가 지금의 배 이상은 돼야 한다. 조직 내에서 정이 사라질까 우려된다"고 했다.
봉화군청의 한 공무원은 "봉화 한약우 같은 상품은 기본이 15만~20만원인데 5만원으로 상한을 정해버리면 어떻게 선물할 수가 있느냐"며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촌의 농산물 가격 폭락을 초래할 수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경찰청 소속 한 경찰관도 "평소에는 상관이 없지만 명절 땐 감사 표시로 과일 한 박스나 곶감이라도 선물하기가 어려워졌다"며 안타까워했고, 경북도청 한 사무관은 "부정부패를 막는 데 신경을 쓰는 게 아니라 밥값 맞추는 데 더 신경 써야 할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김영란법 시행령안 내용에 대해 찬성하거나 큰 의미가 없다는 반응도 적잖았다. 대구시내 한 구청 사업부서 공무원은 "현재 기준에 대찬성"이라며 "기준을 최대한 낮게 잡아서라도 부패의 싹을 자르는 게 중요하다. 솔직히 부패한 공무원들이 많다"고 털어놨다.
대구경찰청 소속 한 내근직 경찰관은 "사실 잘 와 닿지 않는다. 업무상으로 식사 대접이나 선물을 받아본 적도 없고 줘본 적도 없다"며 "외부인과 접촉이 없는 내근직 공무원도 많은데 이들의 경우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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