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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야시장 대구 새 명소로] <2>양질의 콘텐츠 확보하라

2번 불친절 퇴출, 1년 마다 신 메뉴

지난 3월 열린
지난 3월 열린 '서문야시장 식품 품평회'에서 전문가와 시민 평가단이 셀러들의 음식을 맛보고 있다. 매일신문 DB

수년 새 전국에 이름난 야시장이 많이 생겼지만, 단지 '야시장'을 설치하기만 해서는 성공하기 어렵다. 부산 부평깡통야시장은 번화가인 남포동'국제시장과 인접했고, 전주 남부야시장은 관광 명소인 한옥마을'전동성당과 인접했다. 반면 서문시장 주변에는 이렇다 할 관광지가 없다. 이 때문에 대구시는 서문야시장이 그 자체로서 손님의 발길을 끌어들일 수 있고, 관광객들이 머물 수 있는 장소가 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서문야시장 셀러(매대별 판매자)를 선정하는 데만 수개월을 들이고, 시민이 자발적으로 문화행사를 열거나 구경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을 곳곳에 마련한 이유다.

◆11대 1 경쟁률 끝에 80개 매대 선정, 2번 문제 일으킨 매대는 폐점

대구시는 서문야시장 판매자 모집에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 야시장에 손님이 끊이지 않으려면 주요 콘텐츠인 상품부터 좋아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1월 한 달간 대구 시민뿐만 아니라 전 국민을 대상으로 셀러를 모집했다. 대구에서 856명, 타지역에서 67명이 응시하는 등 총 923명(식품 766명, 상품 157명)이 몰려들었다. 시는 3차에 걸친 심사를 통해 응시자 가운데 80명(식품 65명'상품 15명)의 판매자를 선정했다. 11.5대 1의 경쟁률이다.

셀러 선발 때는 청년'다문화'장애인과의 상생에 특히 중점을 뒀다. 청년 상인(만 34세 이하)은 분야별 30% 이상 기본 선정하고, 심사 결과 동점자가 나올 때는 다문화'장애인 셀러도 일정 비율 이상 선발한다는 기준을 적용했다.

매대 계약은 기본 1년, '1가구 1매대'를 원칙으로 했다. 신청자 자신이 직접 매일 운영해야 하며 자릿세를 버는 등의 행위를 막고자 제3자에게 임대하지 못하도록 실명제로 운영한다. 모든 매대는 신용카드 사용을 의무화해 손님의 결제 편의를 높일 예정이다.

불친절하거나 기한 지난 불량 음식을 판매하는 등의 문제를 2차례 이상 일으킨 셀러는 즉시 영업을 중단시키는 '투아웃 제도'를 도입하고, 유니폼을 통일해 손님맞이에 신경 쓰도록 했다. 시는 판매 제품의 품질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1년마다 새로운 음식을 도입할 예정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전국 관광의 핵심인 청년층의 입맛을 사로잡지 못하면 야시장은 오래 살아남지 못하므로 경쟁력 있는 상품을 선발했다"며 "장애인과 타 국가 출신 시민에게도 일자리를 제공해 지역민과의 상생은 물론 상품의 다양성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밤만 되면 주차빌딩이 전광판으로 변신, 야시장 매대는 도시철도 3호선처럼 디자인

시는 또한 식품'상품 콘텐츠뿐 아니라 문화'공연 콘텐츠에도 신경 썼다. 서문시장'서문야시장만의 콘텐츠로는 손님이 몇 번 방문하고 그칠 수 있어서다.

우선 매대 디자인에 공을 들였다. 야시장 매대가 늘어선 모양은 대구도시철도 3호선에서 모티브를 땄다. 매대가 시작되고 끝나는 부분에 도시철도 3호선 끝 부분 모습을 본뜬 조형물을 세웠다. 또한, 각 매대 외관을 노랗게 꾸미고 LED 상호간판을 달아 시인성을 높였다. 야시장이 개장'폐장할 때면 셀러가 이를 쉽게 운반할 수 있게끔 전동식 이동 매대로 설계해 편의성도 높였다.

서문시장 입구 주차타워에는 미디어파사드를 설치한다. 미디어파사드란 아무런 디스플레이를 설치하지 않은 건물 외관이나 도로 바닥에 빛을 쏘아 만드는 가상 전광판을 이른다. 대구시와 서문시장을 홍보할 수 있는 8종의 영상을 이곳에 비출 예정이다.

아울러 시장 입구에서부터 상설 공연장에 이르는 도로 바닥에는 인터랙티브 라이팅(Interactive lighting)을 비춘다. 행인을 피해 도망치는 사람, 물속을 헤엄치는 물고기 등의 영상이 방문객의 눈을 즐겁게 한다.

야시장 한쪽 상설공연장에서는 시민 신청을 받아 버스킹, 플래시몹, 사일런트 디스코(헤드폰을 낀 여러 사람이 공통의 음악을 들으며 클럽에서처럼 춤을 추는 것) 등의 행사를 연다.

관광객이 다양한 물품을 쇼핑할 수 있게끔 관세청과 연동한 230㎡ 규모 사후면세점도 도입할 계획이다. 이곳에서 1회 구매에 20만원 이하로 총 100만원 이하의 상품을 구입하는 이에 한해 면세 혜택을 적용하고 현장에서 즉시 환급한다는 내용이다. 시는 사업 승인을 받고자 중소기업청에 사업 신청서 심사를 요청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서문야시장이 전국 최대 규모의 야시장이자 국내 최고의 관광명소가 됐으면 한다. 아울러 서문시장도 함께 영업함으로써 관광자원과 경제성 모두를 확보하고 지역경제가 활성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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