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우리 한의학의 위상은 어느 정도일까. 최근 미국 내에서 한의학의 성장은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으로 눈부시다. 미국 건강보험에서는 한의학을 적용 대상으로 선정한 지 한참이며, 한방병원을 찾는 60% 이상이 흑인과 백인일 정도다. 현재 우리 한의학은 서양의학에 심신이 지친 미국인들에게 새로운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다. 동국대 LA캠퍼스 황민섭(45'한의학 교수) 전 총장의 숨은 공로가 있다.
"한의학은 환자의 체질과 건강상태까지 고려한 맞춤 옷과 같습니다. 그 때문에 장기간의 약 복용과 특정 질환의 내성 등 부작용이 없습니다. 미국인들이 주목하는 부분도 바로 이것이죠."
LA에 있는 동국대학교 제3캠퍼스(DULA)는 각종 연구, 특히 한의학 분야에 특화된 대학이다. 매년 수백 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는 등 미국 내 한의학 전파의 전진기지이다. 1976년 세신한의원을 전신으로 지금까지 40년 동안 미국 내 한의학 전문가를 육성하는 데 노력해 왔다.
그럼에도, 근래까지 한의학은 중의학과 인도의학, 기 치료 등 서양의학에 대한 대체의학의 일부분으로 인식될 정도로 존재감이 약했다. 하지만, 지난 2014년. '오바마 케어'라고 불리는 미국 연방보험 개혁법이 시행되면서 위상이 크게 바뀌었다.
"오바마 케어는 필수건강혜택(EHB)에 통증 치료를 위한 침술을 포함시켰습니다. 즉 건강보험에 가입한 환자라면 누구든지 침술을 부담없이 받을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죠."
한의학의 위상이 변해가는 이 과정을 황 전 총장은 모두 현지에서 지켜봤다. 2012년 9월 일반교수로 파견된 후 2014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총장으로 재임하며 한의학의 성장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황 전 총장은 침구학 등 교과서를 직접 출간해 강의 자료로 활용해야 할 정도로 부족한 기반에도 불구하고 석사과정 200명, 박사과정 70명의 학생을 길러냈다.
"학생들의 3분의 1 이상이 백인이고, 중국인까지 합치면 절반 이상이 외국인이었습니다. 그만큼 한국계를 제외하고도 한의학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이 뜨거웠던 것이겠죠. 태권도와 한류가 유행하며 한의학 또한 한국의 문화로 강력히 자리 매김하고 있습니다."
300여 명에 달하는 황 전 총장의 제자들은 현재 미국 내에서 각종 한의학 클리닉을 운영하며 새로운 전파자로 활동하고 있다. 비록 황 전 총장은 임기를 끝마치고 지난해부터 동국대 경주캠퍼스로 돌아왔지만, 지금도 미국 내 제자들과 소통하며 각종 한의학 서적을 영문으로 번역하는 등 한의학을 세계로 알리는데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황 전 총장은 "한국 한의학에 관련된 주요 서적들이 영어로 번역되고, 서양의학과의 통합진료 시스템이 마련되는 등 시대적 추세인 통합의학으로 가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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