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가습기 살균제 사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망각한, 비윤리적인 경영 행위의 전형이다. 기업이 소비자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고 이윤만 앞세우면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낳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그렇기에 시민'소비자단체가 주창하는 '옥시 제품 불매운동'은 정당성과 당위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본지와 대구경북소비자연맹이 10일 대구의 대형마트 17곳을 조사해 보니 여전히 옥시 제품을 진열'판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의 백화점'편의점이 지난 4일 대구 시민'소비자단체의 '옥시 제품 불매운동' 선언에 발맞춰 옥시 제품의 진열을 중단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홈플러스와 이마트 측은 4일 이후 모든 옥시 제품의 진열'판매는 하고 있지만, 진열 개수를 종전보다 절반가량 줄였다고 했다. 이마트는 옥시 제품의 추가 주문을 중단했지만, 홈플러스는 해당 제품을 소량이나마 꾸준히 주문해 판매를 계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의 눈총에도 아랑곳없이, 옥시 제품 진열'판매를 버젓이 계속하는 대형마트도 있다. 롯데마트 율하점은 옥시 제품만 모은 판촉용 진열대까지 운영하는 '배짱 영업'을 하고 있다. 대형마트들은 겉으로는 소비자들의 눈치를 살피는 것 같지만, 내심 옥시 제품 판매를 중단하기 싫어한다. 대형마트 관계자들은 백화점과는 달리, 옥시와 연간 계약 규모가 크고 계약 위반 문제가 우려돼 진열'영업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에 옥시의 비도덕성이 두드러지긴 하지만, 대형마트들의 책임도 적지 않다. 롯데마트'홈플러스'이마트의 자체 브랜드(PB) 제품으로 인한 피해자들이 많은 상황에서 옥시 제품 판매를 계속하는 행위는 부도덕한 옥시와 전혀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다. 대형마트들이 비록 제품을 제조하지 않았지만, 자체 상표로 판매를 했기에 더욱 반성해야 한다. 그런데도 대형마트들이 계약 위반 운운하며 눈앞의 이익을 챙기는 것은 너무나 비양심적인 행위다. 대형마트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만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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