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 침산동에 유통 대전이 임박했다.
기존 터줏대감이던 이마트와 홈플러스에 가세해 내년 초쯤 롯데마트가 개점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침산네거리를 중심으로 반경 300m 안에 이른바 '빅3' 대형마트가 다 포진하게 된다.
침산네거리에는 홈플러스가 가장 먼저 자리를 잡았다. 1997년 개점한 홈플러스 대구점(영업면적 9천900㎡)은 140여 개의 대형마트를 운영하고 있는 '홈플러스 주식회사'의 모태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대구 1호 대형마트는 2001년까지 전국에서 대형마트 점포 중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 등 가파른 매출 성장세를 이어갔다. 2001년에는 2천437억원의 매출을 기록, 백화점과 버금가는 매출을 창출했다.
그러나 독주체제는 오래가지 못했다. 2002년 이마트 칠성점(9천500㎡)이 개점하면서 홈플러스 '철옹성'에 균열이 일기 시작했다. 이마트 칠성점은 스펙트럼 상가 지하에 입점했는데, 규모 면에서 홈플러스에 다소 뒤졌지만, 영화관과 상가 등이 밀집한 복합엔터테인먼트 시설이어서 뛰어난 집객효과를 통해 시장 영토를 넓혀나갔다.
이때부터 침산동 '마트 대전'의 본격적인 주도권 다툼이 시작됐다. 한 푼이라도 더 싸게 판매하기 위해 하루에도 몇 차례씩 가격 전쟁이 벌어졌고 최저가격보상제, 차액보상 등 가격경쟁은 점입가경으로 치달았다. 매장 규모 면에서 다소 열세였던 이마트는 주차장 부지 추가 확충, 매장 증축 공사 등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2005년 '매출의 여신'은 이마트의 손을 들어주기 시작한다. 마트 바로 뒤편으로 1천140여 가구가 넘는 침산 푸르지오 주상복합아파트단지의 입주가 시작됐고, 서서히 매출 면에서 이마트가 홈플러스를 추월하기 시작했다.
롯데마트 입점은 다시 한 번 침산동 상권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최근 대형마트 입점을 둘러싸고 관할 구청인 북구청과의 항소심 행정소송에서 승리해 개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내년 초 칠성동2가 삼정그린코아 더 베스트 주상복합아파트(2017년 10월 입주) 옆자리에 문을 연다. 매장 규모는 홈플러스, 이마트와 비슷한 수준으로 운영된다.
당초엔 빅마켓이 거론되기도 했다. 빅마켓은 이마트 트레이더스, 코스트코와 같은 창고형 할인매장으로 대형마트 경쟁에서 3위로 뒤처진 유통 명가 롯데쇼핑이 자존심을 걸고 2012년 새롭게 내놓은 브랜드다. 서울과 경기지역에 현재 5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지방에서 최초로 문을 여는 점포가 될 뻔한 침산동 빅마켓은 주변의 칠성시장과 팔달시장 등 도매 성격이 강한 전통시장과의 상생 차원에서 최근 일반 마트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쇼핑 측은 "주변 상권을 고려해 빅마켓을 고려하다 일반마트로 가닥을 잡았다"고 했다.
롯데마트는 2000년 서구 비산동에 '롯데마트 서대구점'을 오픈했으나 이마트, 홈플러스의 공세에 밀려 2005년 1월 문을 닫고 철수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번 도전을 위해 그룹 차원에서 만반의 태세를 갖출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롯데마트 소식에도 기존 대형마트는 정중동 상태다. 아직 개점일이 확정되지 않은 데다 매장 구성에 대한 정보가 없기 때문이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관계자는 "본사 지침이 따로 내려지겠지만 오픈 날짜가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은 만큼 유연하게 대처하겠다"면서도 "매장 구성 등 경쟁사인 롯데마트 동향과 정보를 수집하는 등 향후 미칠 상권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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