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구촌은 설탕 추방 중…세계 각국 앞다퉈 무설탕 정책

설탕 섭취량을 줄이기 위해 전 세계가 움직이고 있다. 설탕 과다섭취로 인해 당뇨병 환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설탕 추방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지난달 7일 발표한 '제1차 당류 저감 종합계획(2016~2020년)'을 통해 2020년까지 가공식품(우유 제외)을 통한 당류 섭취량을 하루 열량의 10% 이내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음식 속 설탕이 비만과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의 주범이 됐다고 판단, 우리 식탁에서 몰아내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이처럼 전 세계에 불고 있는 무설탕 정책과 설탕 유해성 논란, 각종 서적에서 경고하고 있는 설탕의 위험성, 설탕이 많이 든 피해야할 음식 등에 대해 알아본다. 정욱진 기자 penchok@msnet.co.kr

◆지구촌은 설탕 추방 중

고혈압, 당뇨, 비만 등 각종 질환의 주범으로 설탕이 꼽히면서 지구촌은 이미 식탁에서 설탕을 추방 중이다.

영국은 자국민의 설탕 섭취량을 줄이기 위해 설탕세까지 도입하기로 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 3월 2016~2017년 회계연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향후 2년 이내에 설탕세를 도입할 계획이다. 설탕을 사용하는 음료업체가 대상인 설탕세는 음료 100㎖당 설탕 5g이 함유될 경우 1ℓ당 18펜스(약 300원)가 부과된다. 가령, 설탕이 35g 든 코카콜라 경우에는 한 캔(330㎖) 기준으로 133원의 설탕세를 내야 한다. 설탕세를 적용해 설탕 함량이 높은 식품 구입을 줄이겠다는 것이 영국 정부의 복안이다.

이미 설탕세를 적용하고 있는 나라도 있다. 멕시코는 지난 2014년 1월부터 탄산음료 1ℓ당 1페소(약 60원)를 부과하는 내용이 골자인 설탕세를 도입했다. 도입 이후 걷힌 설탕세는 20억달러(약 2조3천억원)에 달했다. 실제 효과는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탕세를 부과하자 2014년 한 해 동안 음료 매출이 12% 감소한 반면, 생수 판매량은 증가한 것.

필리핀 하원은 최근 설탕으로 단맛을 낸 모든 음료들을 기준으로 10%의 특별소비세를 부과하는 안에 착수했다. 인도네시아도 최근 설탕세 논의를 시작했으며, 인도는 지난해 12월 정부위원회가 설탕을 사용하는 음료업체에 40% 추가 부담금 부과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미국식품의약국은 모든 식품에 첨가당 표시를 의무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며, 세계보건기구(WHO)도 현재 매일 섭취하는 설탕 성분의 10% 정도를 줄이라는 권고안을 제시했다.

◆우리나라도 설탕 줄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0년까지 가공식품(우유 제외)을 통한 당류 섭취량을 하루 열량의 10% 이내로 관리하기로 했다. 하루 2천㎉를 섭취하는 성인의 경우 당류 섭취 기준량은 200㎉가 된다. 이를 당으로 환산하면 50g으로, 각설탕(3g) 16.7개 정도이다.

식약처는 하루 열량의 10%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영양표시 등 당류와 관련한 정보 제공을 확대할 계획이다. 우선 음료'과자류 등 100개 식품 유형에 대해 당류의 '일일 영양성분 기준치 대비 영양성분 함유량'을 퍼센티지(%)로 표기하도록 의무화한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이 당류 섭취량을 알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영양표시 의무대상 가공식품을 당류가 많이 포함된 식품으로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내년에 시리얼과 코코아 가공품을 포함하고, 2019년까지 드레싱과 소스류를, 2022년까지 과일, 채소 가공품류에 대해 영양표시를 의무화한다.

또 탄산음료와 사탕 등 어린이 기호식품 중 당류의 함량이 높은 식품은 단계적으로 고열량'저영양 식품임을 표시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커피전문점의 디저트, 슬러시, 빙수 등 조리식품과 자판기 판매 음료는 업체가 자율적으로 당류를 표시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책에서 경고하는 설탕의 위험성

▶설탕 중독에 관한 연구=2000년 미국 프린스턴 대학의 니콜 애브나 박사와 동료들은 설탕 중독에 관한 연구를 시작했다. 쥐를 대상으로 설탕을 먹이는 실험을 진행했는데, 설탕을 먹은 쥐는 음식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건강식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설탕만을 원했다. 그리고 맹물과 설탕물 중에서는 설탕물을 선택했다. 그러다 설탕을 치웠더니 쥐에게 금단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설탕을 끊은 쥐는 많은 용량의 마약을 끊은 사람에게 흔히 나타나는 몸 떨기나 이빨 부딪치기 같은 증상을 보였다.

프랑스의 보르도 대학에서 시행된 또 다른 연구에서는 마갈리 르누아르와 동료들이 사카린(설탕 대체품)과 코카인에 대한 반응을 비교 실험했다. 코카인 정맥주사와 사카린을 넣은 물 중에서 쥐의 94%가 사카린을 넣은 물을 선호했다. 이미 코카인에 중독된 쥐도 마찬가지였다. 이 실험을 통해 연구원들은 코카인에 중독된 경우일지라도, 설탕(대체품 포함)의 단맛이 코카인의 쾌감을 압도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설탕은 어른보다 아이에게 더 해롭다=설탕이 아이에게 더 해로운 이유는 아이들은 설탕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설탕을 섭취했을 때 체내 화학반응 구조가 훨씬 급격하게 바뀌기 때문이다. 이처럼 아이들의 체내 화학반응 구조가 급변하면 알레르기, 천식뿐 아니라 과잉행동, 공격성, 비애감, 낮은 자존감, 조증, 졸음 등과 같은 급격한 정서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고 많은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이에게서 다음 중 하나의 증상이라도 발견되면, 최소 열흘간은 식단에서 설탕을 없앨 것을 권고한다. 알레르기, 4시간 이상 공복 상태를 견디지 못함, 1년에 한 번 이상 감기나 세균성 감염을 앓는다, 집중력이 많이 떨어진다, 잠들기 어렵거나 잠에서 깬다, 두통이 잦다, 과잉행동 또는 무관심, 충치로 치료한 치아가 많다, 과체중 등이다.

※참고서적

슈거 블루스 / 윌리엄 더프티 지음

나는 설탕없이 살기로 했다 / 니콜 모브레이 지음

설탕과 권력 / 시드니 민츠 지음

설탕의 독 - 소리없이 당신을 죽이는 설탕 / 존 유드킨 지음

설탕중독 - 우리 가족의 건강을 해치는 달콤한 살인자 / 낸시 애플턴, G. N. 제이콥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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